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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20년 07월 02일(木)
“北에 성경책만 날려 보냈을 뿐인데 우리를 범죄집단 취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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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북 선교단체 ‘한국 순교자의 소리’ 운영자인 에릭 폴리·현숙 폴리 목사 부부가 6월 30일 서울 성북구 사무실에서 그동안 북한으로 보낸 조선어 성경 요약본을 설명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대북선교단체 ‘순교자의 소리’ 운영 폴리 목사 부부

“15년간 ‘김’자도 쓴적 없어
남북 경색되자 범죄로 선포
北 지하교인 원하는 것 할 뿐
우리가 아는 것은 오직 평화”


“지난 15년 동안 김정일의 ‘김’ 자도 쓴 적 없이 오로지 줄곧 성경만 보냈는데, 사기·횡령 범죄 혐의자가 됐습니다.”

경기도가 지난달 대북 전단 살포 단체 4곳에 대한 경찰 수사를 의뢰하며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대북 선교단체 ‘한국 순교자의 소리(The Voice of the Martyrs)’를 운영하는 에릭 및 현숙 폴리 목사 부부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향해 이같이 비판했다. 폴리 목사 부부는 지난달 30일 서울 성북구 사무실에서 진행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여당, 야당과 같은 정치적 목적 없이 북한에 선교한 것뿐인데 우리를 범죄 집단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북한과 남한 정부로부터 모두 미움을 받는 단체가 됐지만 복음을 전하는 일이 잘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폴리 목사 부부는 지난 2005년부터 풍선을 날려 매년 약 4만 권의 성경 요약본을 북한으로 보내고 있으며 대북 라디오 방송을 통해 복음을 전달하는 활동을 해 왔다. 이들 부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을 때도,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사건 때도 풍선을 보냈지만 사안의 민감성 등을 감안, 은밀하게 날려왔으며 정부나 군, 경찰과도 큰 갈등이 없었다고 한다. 지난 15년간 북한으로 들여보낸 성경은 최소 약 60만 권에 달한다. 이들은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풍선 낙하 예상 지점을 파악하고, GPS를 통해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 비교한다. CEO인 에릭 폴리 목사는 단체 운영 방식과 관련해 “전 세계 교인들로부터 헌금을 받아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외부 감사를 진행하고, 한국기독교재정투명성협회의 인증을 받을 정도로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무부나 국정원, 통일부에서도 지원금을 주겠다며 설득했으나 이런 정부기관으로부터 돈을 받아 활동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부인인 현숙 폴리 목사와 결혼하기 전까지 미국 내 비영리 기독교 단체들의 행사를 기획하는 마케팅 전문가로 활동했다. 그는 “결혼을 하고 두 달쯤 후에 꿈에 하느님이 나와 우리가 가진 모든 걸 포기하고 북한 지하교회 교인을 섬기게 할 거라고 하셨다”며 “그때부터 이 같은 활동에 투신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부부가 성경을 보낸 계기도 북한 지하교인들의 요청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에릭 폴리 목사는 “중국을 방문해 그들을 만난 적이 있는데 어떻게 도와줬으면 좋겠냐고 묻자 성경을 보내주고 라디오 방송을 해 달라고 부탁하더라”며 “그때 약속한 뒤 15년째 풍선에 성경을 매달아 북한으로 보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북한에 가서 선교 활동을 하는 단체들과 달리 북한 지하교인이 원하는 것을 보내주는 방식으로 지원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 탈북 군인이 말해줬는데 북한 주민들도 우리가 보낸 성경을 몰래 주운 다음 숨겨서 본다고 하더라”며 “터무니없이 무모한 활동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폴리 목사 부부는 “북한 정부, 남한 정부로부터 모두 미움을 받는 단체가 됐지만 우리가 아는 것은 오로지 ‘평화’뿐”이라며 “일반인이 정부의 개입 없이 풍선과 라디오를 통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재연·최지영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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