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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한성우 교수의 맛의 말, 말의 맛 게재 일자 : 2020년 07월 03일(金)
고명과 다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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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을 아는 이는 흔해도 ‘꾸미’를 아는 이는 드물다. 사전을 보면 고명은 음식을 돋보이게 하고 맛을 더하기 위해 음식 위에 얹거나 뿌리는 것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고, 꾸미는 국이나 찌개에 넣는 고기붙이라고 풀이돼 있다. 그러나 지역과 사람에 따라서는 꾸미가 고명의 뜻으로 쓰이기도 하니 굳이 둘의 차이를 밝힐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여기에 ‘다대기’까지 끼어들면 따져야 할 것이 더 많아진다.

국수 맛의 핵심은 면발과 국물이지만 국물에 면발만 말아서 상에 내면 왠지 심심하고도 무성의해 보인다. 여기에 채소, 지단, 잣가루, 깨소금 등을 올려 내면 보기에도 좋고 색다른 맛도 더해지게 된다. 면발과는 다른 씹는 맛을 제공하기도 하고 간을 맞춰주기도 한다. 고명이 국수의 주인은 아닐지라도 눈, 코, 혀를 즐겁게 해 주니 꼭 필요하기도 하다. 꾸미 역시 ‘꾸미다’와 관련을 지을 수밖에 없는데 혀와 눈으로 느끼는 맛을 더해주니 나쁠 것이 전혀 없다.

용도와 기능으로만 따지면 다대기도 고명이나 꾸미와 비슷한 면이 있다. 여러 양념을 섞어 다지고 볶는 등의 과정을 거치지만 음식에 더해져 색다른 맛을 더하거나 간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다대기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일본어에 기원을 두고 있으니 순화해야 한다는 것에 있다. 이것이 일본어의 ‘다타키(たたき)’에 기원을 두고 있다는 설과 예부터 널리 쓰이던 우리 고유의 말이란 설이 양립하고 있으니 어느 한쪽의 손을 선뜻 들어주기 어렵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논쟁거리조차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고명, 꾸미, 다대기가 아무리 강조되더라도 결국 음식의 참맛은 그것이 뿌려지는 대상에 있다. 고명과 꾸미가 적절히 어우러지면 음식의 맛이 배가된다. 여기에 다대기가 끼어든다고 해도 굳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다대기를 너무 많이 풀어 음식 맛이 아닌 다대기 맛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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