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교류 독자 판단도 할 것” 韓美워킹그룹 우회추진 시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인영 통일장관 지명자 밝혀
정세현 “한미훈련 중단부터”
전문가 “北에 잘못된 신호 우려”

이인영(사진) 통일부 장관 지명자는 6일 북한이 지속해서 불만을 표해온 한·미 워킹그룹을 우회해 남북 간 독자적인 교류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와 가까운 외교안보 인사들은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해 미국과의 논쟁도 불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인사를 통해 천명한 대북정책 ‘올인’ 기조를 여권에서 전방위적으로 몰아붙이려는 기세다. 한·미 전문가들은 새 외교안보 라인에 미국 전문가가 없는 점을 지적하며 독자적 대북정책을 추진할 경우 대북제재 공조 파기와 한·미 동맹 균열 등 돌이킬 수 없는 실패로 귀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지명자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로 처음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북)제재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궁극적으로 도달하는 목적은 한반도 평화”라며 “창의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우리 스스로 판단해서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해야 한다는 게 평소의 제 생각”이라고도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에서 “미국과 얼굴 붉히고 논쟁하더라도 우리 생각대로 일을 풀어나가야 한다”며 “8월에 예정돼 있는, 습관적으로 미국이 하고 싶어 하는 한·미 연합 훈련부터 중단시키는 조치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한이 대남사업 총괄을 김여정 제1부부장에게 맡겼다”며 “우리도 이에 상응하는 체제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이번 인사를 통해 큰 틀에서 완료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문화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안보팀을 북한에 호의적인 이들로 교체한 일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개성공단 재개 등 대북 우호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워싱턴 = 김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