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코노미>친해지는듯 하다… 中, 코로나 이후 ‘파이브 아이즈’와 다시 무역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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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중국 책임론에 이어
홍콩 이슈탓 관계 급속 악화

英 화웨이장비 도입 재검토 등
美와 ‘對중국 봉쇄정책’ 한배

중국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의 동맹국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중국은 이들 국가와 한때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으며 미국으로부터 떼어내려 노력했으나 최근 들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등 인권 이슈와 코로나19 중국 책임론 등을 놓고 관계가 급속히 악화했다. 역으로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은 중국과 ‘신냉전’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중국 봉쇄 정책에 한배를 탄 모양새다.

지난 2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이 주도하는 영어권 5개국 정보기관의 네트워크인 파이브 아이즈 중 중국에 가장 미운털이 박힌 나라는 호주다. 지난 4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중국을 겨냥해 코로나19 기원 국제조사를 요구하자 중국은 각종 보복 조치로 맞대응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중국 책임론’에 동조했다는 게 이유다. 중국은 지난 5월 호주산 소고기·보리 수입을 제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중국 학생들에게 호주 유학과 여행 등을 사실상 금지하는 경보를 발령했다. 중국은 호주의 최대 교역 파트너이며, 중국인 유학생과 관광객 역시 호주의 큰 수입원이다. 호주에서 유학하는 중국인 학생 수는 260만 명에 달한다. 최근 양국은 상대국이 정부와 기업, 교육기관 등을 대상으로 조직적인 해킹에 나서고 있다고 비난하며 ‘해킹 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영국과는 지난달 30일 통과된 홍콩 보안법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중국이 홍콩에 대한 50년간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한 1984년 중·영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을 어기고 홍콩 보안법을 통해 홍콩의 자치와 민주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중국에 대한 맞대응 조치로 과거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BNO) 여권을 가졌던 300만 명의 홍콩인이 영국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이민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은 또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와 관련해 국가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 5세대(G) 장비에 한해 도입하겠다고 결정했으나 최근 이를 재검토하고 있다. 캐나다 역시 화웨이 문제로 중국과 1년 이상 관계가 경색된 상태다. 중국이 2018년 12월 미국의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의 석방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사실상 ‘인질’이나 다름없는 캐나다인 전직 외교관과 사업가 2명에 대해 최근 스파이 혐의로 기소했고, 캐나다산 목재와 정육 제품 수입 중단 조치도 취했다. 중국은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는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과 세계보건기구(WHO)에 대만 재가입 지지 문제로 날을 세우고 있다.

이들 국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2013년 이후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을 위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으며 대중국 경제 의존도가 커졌다. 중국도 이들 국가와 경제 교류 확대는 물론 중국 문화를 전파할 ‘공자학원’을 곳곳에 설립하고 정치인과 학자 등을 지원하며 대중국 우호 여론 확대에 주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경시’ 정책을 활용, 미국의 동맹국에 적극 파고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코로나19 사태가 이런 흐름을 완전히 뒤집었다. 미국의 외교전문 매체 포린폴리시는 최근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은 중국의 각종 보복 조치에 시달리면서 지금은 중국의 관계 증진 요구에 쉽게 ‘예스’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며 “중국을 배척하는 이유는 각자 따로 있지만 결과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에 동조한 셈이 됐다”고 분석했다. CNBC 방송은 최근 “중국은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회복, 홍콩 보안법 제정 등 내정에 집중하기를 원해 미국과 전면적인 갈등을 피하려고 한다”며 “대신 미국 동맹국들에 보복하면서 미국에 경고를 보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