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세계 첫 수소전기 트럭 양산… 스위스 수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5일 전남 광양항에서 세계 최초 양산 수소 전기 대형트럭인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0대를 수출하기 위해 ‘글로비스 슈페리어’호에 선적하고 있다. 이 트럭들은 6일 수출국인 스위스로 출발했다. 현대차 제공

총중량 34t급 대형 카고 트럭
1회 충전으로 약 400㎞ 주행

10대 이어 연말에 40대 추가
유럽 친환경 시장 선점 방침
상용차 북미지역도 진출 계획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대형트럭을 양산, 수출 스타트를 끊었다. 현대차는 이번 수출을 시작으로 유럽 친환경 상용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해 시장을 선점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전남 광양시 광양항에서 수소전기 대형트럭인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XCIENT Fuel Cell)’ 10대를 ‘글로비스 슈페리어’에 실어 스위스로 수출했다고 6일 밝혔다. 수소전기 대형트럭 콘셉트카나 프로토타입까지는 다른 업체도 선보인 바 있지만, 실제 양산까지 성공한 것은 현대차가 처음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전기 상용차 시장을 선점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연말까지 40대를 추가 수출하고, 오는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총 1600대를 스위스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어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등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나아가 북미 상용차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차량 총중량(연결차 중량 포함) 34t급 대형 카고 트럭이다. 2개의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190㎾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과 최고출력 350㎾(476마력, 228kgf·m)급 구동모터를 탑재했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약 400㎞, 수소 충전 시간은 약 8∼20분(수소탱크 외기 온도에 따라 차이)이다. 운전석이 있는 ‘캡’과 화물 적재 공간 사이에 대형 수소탱크 7개를 장착해 약 32㎏의 수소 저장 용량을 갖췄다.

이날 수출한 수소전기트럭은 현대차와 스위스 수소 솔루션 전문기업 H2에너지의 합작법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로 인도된다.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복합 유통 체인과 식료품 유통업체 등에 판매하는데, 운행한 만큼 사용료를 지불(Pay-Per-Use)하는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 형태로 공급할 계획이다. 사용료에는 충전 비용과 수리비, 보험료, 정기 정비료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컨설팅 전문업체 맥킨지는 앞서 2018년 9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300만∼400만 대의 운송용 수소전기트럭이 보급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특히 유럽은 2025년 이후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주요 국가들이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추진 중이어서 친환경 화물차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대차는 앞으로 1회 충전 주행거리 1000㎞ 이상인 수소전용 대형트럭 콘셉트카 ‘HDC-6 넵튠’을 기반으로 장거리 운송용 대형 트랙터도 개발해 북미와 유럽 등지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 대형 트랙터에는 고내구·고출력의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 탑재된다.

이번 수소전기 대형트럭 개발 및 양산에는 정부도 힘을 실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정부가 총 906억 원을 투입해 수소연료전지 등 핵심부품 개발과 성능 개선을 지원했으며, 그 결과물인 수소연료전지 냉각시스템 및 제어기술이 이번 수출 차량에 적용됐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올해부터 5년간 약 1000억 원을 새로 투입한다.

김성훈·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