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외교안보라인 전면 교체에도… 北 4일째 ‘침묵’

최선희 담화도 對美비방 집중
南 추가조치 지켜보려는 의도

문재인 정부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지명자를 비롯해 북한통 인사들을 중심으로 지난 3일 외교·안보라인 전반을 교체했지만, 북측은 4일째 이와 관련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남북 간 긴장 국면에선 사소한 내용까지 지적했던 북한이 일단은 남측의 추가 대응을 지켜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6일 외교·안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17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 사의 표명 당시에도 관련해 반응을 내지 않았고 최근 외교·안보 인사를 두고도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통상 북한은 남측의 정책에 대해 노동신문과 같은 공식 매체 혹은 우리민족끼리·메아리 등 대외 매체를 통해 입장을 밝혀왔다. 최근 북한 매체들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방을 일제히 멈춘 상태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지명자와 박 원장 지명자 모두 북한과 다수의 접촉을 가졌던 인사로, 정부는 이들을 통해 대북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하지만 북한은 단순히 인사 교체로만 평가하지 않고 추가적인 조치를 지켜보겠다는 의도가 짙다. 일종의 탐색전으로 북측은 당분간 남측의 개별관광과 금강산관광 등 대북제재 완화·우회 전략 카드를 꺼내 드는 것을 보며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지난 4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담화에서 미·북 대화와 한국 정부의 중재자 역할을 거부하는 메시지를 던졌지만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대화 중단을 의미한다기보다는 ‘새판을 짜서 더 큰 보따리를 가져오라’는 의미의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