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재용 기소땐 스스로 만든 제도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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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秋-尹 갈등에 李 기소 여부 결정 지연… 법조계 우려

심의위서 李 불기소 권고 이후
중앙지검 11일동안 장고 거듭
‘검언유착’ 심의위 앞두고 있어
권고 무시하고 기소땐 자가당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사건’에 대한 검찰의 최종 사법 처리가 지연되면서 서울중앙지검이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의 ‘수사중단 및 불기소 권고’를 받고도 이 부회장을 기소하면 ‘검언유착 의혹 수사심의위’를 스스로 무력화시키는 결과라는 지적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이르면 이번 주나 다음 주쯤 검언유착 사건 수사심의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수사심의위를 신청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 측 관계자는 “수사심의위 날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 채널A 기자에게 협박성 취재를 당했다고 폭로한 당사자다.

눈에 띄는 점은 검언유착 수사심의위 여파가 이 부회장 기소 판단 여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애초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 1일 주례보고에서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수사팀 결론을 보고하고, 최종처분을 윤석열 검찰총장과 논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검언유착 사건으로 법무부와 대검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지난 6월 26일 수사심의위가 이 부회장의 불기소를 권고한 이후 11일 동안 대면보고가 무산됐다. 특히 검언유착 사건 수사심의위와 이 부회장 수사심의위를 모두 중앙지검이 맡고 있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이 부회장 사건 수사를 맡은 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가 수사심의위 권고를 무시하고 이 부회장을 기소하면 향후 있을 검언유착 수사심의위를 무력화할 수 있어 딜레마에 빠졌다는 후문이다. 현재 검언유착 사건은 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가 맡고 있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만약 중앙지검이 검언유착 수사심의위가 열리기 전 이 부회장을 기소하면 검언유착 수사심의위는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검사 출신 변호사는 “수사심의위 권고를 검찰이 반드시 준수할 필요는 없지만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검찰이 수사심의위 권고를 어긴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주요 외신도 수사심의위 권고안 반영과 검찰의 기소 여부 등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수사심의위는 한국 여론이 이 부회장의 유죄 여부와 검찰의 정당성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풍향계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해완·권도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