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보유세 이어 양도세도 重課 방침, 집값 대책 理性 잃었다

절대다수 국민은 주택을 주거 공간인 동시에 ‘자산 투자’ 수단으로 생각한다. 인구밀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경제·사회적 환경과 직접 보유를 선호하는 역사·문화적 관습의 결과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무려 21번의 대책에도 집값이 안정될 낌새가 보이지 않자 반성과 시정은커녕, 부동산 시장의 이런 특성과 실거주자들까지 적으로 돌리려 든다. 특히, 문 대통령이 지난 2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긴급 호출하는 이벤트를 벌인 뒤 “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 보유자의 부담을 강화하라”고 지시한 후 여권에서 쏟아지는 아이디어들은 가위 이성(理性)을 잃었다고 할 정도다. 국민 대다수를 투기꾼 취급하는 것은 물론, 상충하거나 문 정부 기존 정책을 스스로 뒤엎는 것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총리,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5일 비공개 당·정·청 회의를 열고 새로운 부동산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부동산법 개정 작업의 초점은 집을 보유한 실수요자에게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중과(重課)하고, 집을 팔 때는 대폭 인상된 양도소득세로 차익을 환수한다는 것이다. 양도세에선 최고 80%의 징벌 과세가 가능하며, 종부세도 최고세율 4%까지 검토 중이라고 한다. 취득세 강화 얘기도 나온다 보유세를 높이면 양도세는 낮춰야 한다는 원리조차 무시한다. 민주당 의원들은 임대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세제 특혜를 축소하겠다며 관련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2017년에 내놓은 시책을 부정하는 조령모개다.

문 정부가 계속되는 부동산 대책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규제 만능의 환상에서 빠져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반시장 정책으로 인해 3년간 서울 아파트 값은 52% 올랐고, 전셋값도 폭등한다. 주택 보유자는 세금 폭탄을 맞고, 무주택자는 집값 폭등으로 집 마련 꿈이 깨지고, 임차인은 보증금과 월세 걱정이 더 커졌다. ‘미친 주택 정책’에 비명이 난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