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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문10답 게재 일자 : 2020년 07월 07일(火)
‘환매중단’ 사모펀드 규모 5조6000억원… ‘사기혐의’ 옵티머스 책임·배상 폭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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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실 폭탄’이 된 사모펀드

비공개로 자금모아 투자… 공모와 달리 운용에 제한 없어
금융당국 ‘육성’기조에 빠르게 성장… 부작용도 속출

‘사모펀드 인가제→등록제’등 진입문턱 크게 낮아져
공모펀드 아닌데도 은행·증권사서 일반투자자에게 팔려

文정부, 부실 검증·감독 소홀로 피해 방조한 셈
분쟁조정 신청 1003건… 뒤늦게 1만여개 전수조사 나서


사모펀드는 문재인 정부의 육성책에 따라 빠르게 성장해 왔지만 최근 부실과 범죄 사건이 터지면서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검찰 수사를 받는 라임자산운용이나 옵티머스자산운용 등이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현재 환매가 중단된 사모펀드의 판매 규모는 5조6000억 원에 달한다. 시장 가격 변수 때문에 환매가 중단된 곳도 있고, 검찰의 수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처럼 사기 혐의가 짙은 경우도 있다.

이들 펀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이 신청된 건수는 1003건에 달한다. 금융위원회는 소비자 피해가 집중된 사모펀드 1만304개와 운용사 233곳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일 라임자산운용 펀드 중 무역금융펀드 투자 피해자들에게 원금 전액을 돌려주라는 분쟁조정 결과를 내놓았다. 금감원 분쟁조정 역사상 첫 ‘배상 비율 100%’ 결정이었다.

시선은 이제 옵티머스 펀드로 쏠리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7일 “옵티머스 펀드의 경우 계약 체결 이후 운용사의 사기 행위가 문제라서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로 옵티머스운용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투자자에게 피해금을 돌려줄 자금이 옵티머스운용에 없다는 점이다.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잇따르자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 소홀, 판매사의 부실 검증에 대한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1. 사모펀드란

소수의 투자자에게서 비공개로 자금을 모아 주식·채권 등에 투자해 운용하는 펀드를 일컫는다. 공모펀드와 달리 운용에 제한이 없어 자유로운 운용이 가능하다. 자산가치가 저평가된 기업에 자본참여를 해 기업 가치를 높인 다음 기업 주식을 되파는 전략을 취할 수도 있고 경영권 참여 없이 지분 투자만 할 수도 있다. 법령에서 정하는 전문투자자를 제외한 투자자 수가 49인 이하(법인 포함)로 제한된다. 공모펀드는 이와 달리 불특정 다수에게 투자 기회를 준다. 또 투자자 보호를 위해 분산투자 등 자산운용규제, 투자설명서 설명·교부 의무, 외부감사 등 상대적으로 엄격한 규제가 적용된다.


2. 피해가 잇따른 유형은

통상 사모펀드는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와 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하거나 경영·재무 자문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로 나뉜다. 최근 라임자산운용, 옵티머스자산운용 등에서 환매 중단 사태가 벌어진 사모펀드의 경우 전문투자형에 속한다. 전문투자형과 경영참여형에 대한 규제 역시 이원화돼 있다. 경영참여형의 경우 경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기업에 지분을 투자할 때 의결권 있는 주식을 10% 이상 보유하도록 의무화했다. 전문투자형의 운용 규제는 대폭 완화됐지만 10% 이상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의결권이 제한되는 한계가 있다.


3. 가입·운용 방식 어떻길래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모두 알음알음 소개하는 방식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 투자자의 최소 가입금액도 동일하게 3억 원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일반 투자자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에 투자할 때 최소 금액을 1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높였다. 시행령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어느 정도 손실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투자자만 사모펀드 시장에 뛰어들라는 취지다. 2015년 최소투자금액을 5억 원에서 1억 원으로 낮춘 뒤 사모펀드 제도 취지에 어긋나는 사례가 생기자 문턱을 다시 높이겠다는 취지다. 대출을 활용하거나 전 재산 1억 원을 투자하는 등 실제 위험감수 능력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투자자의 투자사례 등이 발생했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의 최소투자금액도 3억 원이다.


4. 국내 사모펀드 시장 규모는

국내 사모펀드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를 합친 수탁액은 총 478조1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경영참여형이 61조7000억 원, 전문투자형이 416조4000억 원을 차지한다. 지난 2013년 144조 원 수준이던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수탁액은 2015년 199조8000억 원, 2017년 289조3000억 원, 2018년 330조7000억 원 등 가파르게 증가해왔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수탁액 역시 2013년 28조1000억 원 수준에서 지난해 말 61조7000억 원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사모펀드 수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지난 2013년 7734개 수준이던 사모펀드 수는 지난해 말 1만1734개로 늘어났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가 721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가 1만1013개를 차지했다.


5. 해외금리 연계 파생 결합 펀드(DLF), 라임·옵티머스 사건은

환매 중단 사태가 가장 먼저 알려진 것은 지난해 DLF였다. 독일과 영국 등 선진국 국채 금리가 설정선 밑으로 하락 시 손실이 날 수 있는 구조의 상품이었으나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등에서 대규모로 판매가 이뤄졌고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 1위였던 라임자산운용의 경우 지난해 7∼8월 돌려막기 의혹이 제기되며 금감원의 검사와 검찰의 수사가 시작됐다. 라임은 최대 1조3363억 원 규모의 환매 중단을 공식 선언한 가운데 이종필 부사장은 잠적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사기 의혹이 속속 드러났다. 환매 중단 상황에서도 펀드 자금이 외부로 흘러가는가 하면 문재인 정권의 실세 이름이 거론되고 청와대 전 행정관까지 무대에 등장했다. 이후 불거진 디스커버리, 옵티머스 환매 중단 사건 역시 정권 관련 인사들이 거론된다. 옵티머스 자산운용은 부실 자산을 사들이면서도 펀드가 안전한 자산에 투자되는 것으로 투자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나 검찰은 사기 등의 혐의로 대표 및 관련자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6. 환매 중단된 사모펀드 규모는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26곳의 사모펀드 운용사가 총 298개 사모펀드에 대한 ‘환매 연기 특정 사유 발생 보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2개는 이후 상환이 완료됐지만 나머지는 미상환 상태다. 지난달부터 추가로 환매 중단이 된 펀드가 많아 금감원에 민원이 접수된 환매 중단 펀드의 규모만도 5조6000억 원이다. 앞으로 추가로 더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주요 환매 중단된 사모펀드들은 라임자산운용 편드(1조6600억 원), 젠투파트너스 펀드(1조900억 원), 알펜루트자산운용 펀드(8800억 원),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5500억 원),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신탁(4500억 원), 이탈리아 건강보험채권펀드(1600억 원), 디스커버리 US 핀테크 글로벌 펀드 등이다.


7. 손실 투자액, 배상 가능성은

최근 금감원의 금융 소비자 보호 강화 기치에 따라 소비자에 대한 투자 손실금에 대한 보전이 과거에 비해 전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투자자가 금감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하면 결정을 내리고 이에 따라 금융회사(주로 판매사)가 배상하는 순이다.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 결합 펀드(DLF) 사건의 경우 불완전판매 여부가 쟁점이었다. 난청에 투자 경험이 전무한 고령의 치매 환자에게 초고위험상품을 판매한 경우 80%의 배상 비율이 적용됐다. 최근 있었던 라임 무역금융펀드에 대해서는 투자금 전액을 판매사가 배상하라는 조정안이 나왔다. 이번 건은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가 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계약을 체결하는 시점에 이미 투자 원금의 상당 부분(최대 98%)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상황이었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다.

옵티머스 등 다른 사모펀드에 대해서도 분쟁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분쟁조정은 강제력이 없는 법적인 ‘화해’의 효력을 갖기 때문에 금융사들이 거부할 경우 이를 강제할 수단은 마땅치 않다. 또 라임 외 다른 사모펀드의 경우 계약 당시 상황이 라임 펀드와 다를 수 있어 같은 배상 비율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8. 왜 문제가 발생하나

사모펀드는 금융 당국의 ‘육성’ 기조하에 급성장했으나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문제를 키웠다. 금융위는 사모펀드 운용사 설립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해줬다. 이 과정에서 ‘사모펀드’라는 이름을 가지고 다양한 형태의 펀드들이 나와 저금리 시대 은행 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려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실제로 피해가 속속 발생하고 있는 펀드들은 공모펀드와 다를 바 없이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를 통해 대중적으로 팔려 나갔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사모펀드 운용 업계에 자질이 부족한 인력들이 들어와 빠르게 성장하면서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시선도 있다.


9. 투자 시 유의사항은

사고가 터진 사모펀드들은 대부분 판매 전 ‘안전하다’고 알려졌던 상품들이다. 판매 직원의 ‘안전하다’는 말만 믿지 말고 어디에 투자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라임과 같은 경우 펀드들이 모(母)펀드와 자(子)펀드로 층층이 나뉜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같은 ‘복잡성’도 피해야 한다. 전문 용어가 잔뜩 들어가 스스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품에 대해서는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번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공모처럼 팔리는 사모펀드는 ‘폰지 사기’(뒤에 들어온 돈으로 앞의 투자자에게 돈을 돌려주는 금융 사기 형태)에 이용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경우 코스닥 해덕파워웨이 무자본 인수합병과 연루됐다는 점이 알려져 있었던 만큼, 대표 매니저나 운용사 대표, 운용사가 어떤 회사인지 기본적인 체크가 필요하다.


10. 전면 점검하면 달라지나

금융위와 금감원은 금융소비자 피해 집중 분야로 사모펀드를 지목하고 자체 전수 점검과 현장 검사 투 트랙으로 전면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자체 점검은 판매사 주도로 운용사·수탁사·사무관리회사의 자료를 상호 비교하는 4자 교차 점검 방식으로 진행된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방법을 사용하면 9월까지 1만304개 사모펀드의 점검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현장검사는 금감원 내 사모펀드 전담 조직을 신설해 3년간 233곳의 자산운용사 전체를 확인한다.

그러나 서면을 통한 4자 교차 점검을 통해 문제를 제대로 잡아낼 수 있는지, 제도 개선 없이 단속만으로 사모펀드 문제의 재발을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권에서는 사후약방문식이 아니라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사모펀드 운용사의 진입 규제도 다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는 신중한 모습이다.

박세영·송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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