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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20년 07월 07일(火)
‘가짜’ 팀닥터 안 씨에 ‘진짜’ 팀닥터·트레이너들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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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뜯고 폭행… 어이없는 일”

“권력·힘 지닌 팀닥터 본적 없어
친분·지인 이유로 맡겨선 안돼
사전 신분 확인하는 절차 필요”

프로선 팀닥터·트레이너 구분
아마선 명칭 혼용 잘못된 관행


대한철인3종협회는 6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고 최숙현 선수를 폭행, 폭언한 혐의를 받는 경주시청 김규봉 감독과 주장 장모 선수를 영구제명했다. 남자선배에게는 자격정지 10년의 징계가 주어졌다. 그런데 또 다른 폭행, 폭언 혐의자인 팀닥터 안모 씨는 징계 대상에서 빠졌다. 안 씨가 대한체육회, 철인3종협회에 등록되지 않았기 때문. 철인3종협회는 대신 안 씨를 고소할 방침이다.

안 씨는 의사, 물리치료사, 트레이너 자격증이 없으면서도 ‘팀닥터’라는 직함으로 활동했다. 안 씨가 경주시청 철인3종팀과 어떻게 ‘인연’을 맺었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본보 취재에 따르면 안 씨는 과거 경북체고 인근 내과의원에서 물리치료사 보조로 일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안 씨는 병원에서 1년 정도 근무하면서 청소를 하고 물리치료를 위한 핫팩 등을 챙기는 등 물리치료사 보조로 근무했다”고 전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체육회는 안 씨의 신상조차 파악하지 못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질타를 받았다.

의사, 물리치료사, 트레이너 자격증이 없으면서도 안 씨는 팀닥터로 행세했다. 고 최숙현 선수의 부친 최영희 씨, 동료 선수에 따르면 안 씨는 선수들로부터 돈을 받으면서 폭행, 폭언을 퍼부었다. 최영희 씨는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선수나 부모들은 그렇게(미국에서 유학한 의사로) 알고 있었고, 숙현이는 (안 씨에게) 한 달에 100만 원씩 입금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묵묵히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돕는 ‘진짜’ 팀닥터, 트레이너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구조”라고 입을 모으면서 분개했다. 프로야구 SK의 이지풍 트레이너는 “팀닥터이든 트레이너이든 선수를 돕는 직책인데 선수에게 폭행, 폭언을 가했다니 이 직종 종사자로서 정말 화가 난다”고 꼬집었다. 대한축구협회 의무위원인 이준영 조선대병원 관절센터장은 “팀닥터가 선수들에게서 돈을 받으면서도 폭행했다는 건 상식 밖의 일이다. 팀닥터와 트레이너는 조력자이고, 권력과 힘을 지닌 팀닥터, 트레이너는 들어본 적이 없다. 비정상적인 관계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대한스포츠의학회 정회원인 최진호 신촌연세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성실하게, 최상의 조력을 다하는 많은 팀닥터, 트레이너의 사기를 떨어트리는 몰상식한 행위”라면서 “반드시 철저하게 수사가 이뤄지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로스포츠에선 팀닥터와 트레이너의 구분이 명확하다. 프로구단마다 지정병원이 있고, 지정병원 의사가 팀 주치의다. 경기장 등에선 트레이너가 선수단, 코칭스태프를 보좌한다. 프로스포츠 트레이너는 대부분 대한스포츠의학회 산하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 소속 회원이다. 팀닥터는 물론 트레이너 역시 전문영역이며 일정한 교육과 자격시험을 거쳐야 자격증을 받는다. 그런데 아마추어 팀 대부분은 팀닥터, 물리치료사, 트레이너 등의 명칭을 혼용한다. 아픈 곳을 마사지해주는 사람도 팀닥터로 불린다. 의사가 아닌 사람을 닥터로 부르는 건 잘못된 관행이다. 특히 안 씨처럼 무자격자가 팀닥터로 일하는 비상식적인 일은 사라져야 한다.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장이자 대한스포츠의학회 부회장인 김용일 LG 트레이너는 “친분이 있다고, 지인이라고 해서 자격조건이 안 되는 사람에게 팀닥터, 트레이너를 맡기다 보니 이런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면서 “사전에 확실하게 신분을 확인하는 절차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정세영·허종호 기자
e-mail 정세영 기자 / 체육부  정세영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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