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최태원 ‘배터리 빅텐트’ 구상 마무리

오늘 SK이노 공장에서 만나
차세대 기술·전력 반도체 논의

삼성·LG·SK 연쇄 회동 마쳐
현대차 주도 합종연횡 전망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오전 전격적으로 회동하고 차세대 성장동력인 전기차 배터리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 부회장이 삼성을 시작으로 LG, SK까지 국내 배터리 3사 총수와의 연쇄 ‘배터리 회동’을 마무리 지음에 따라 4대 그룹 간 배터리 동맹 결성이 현실화할지 경제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에 따르면 정 부회장과 최 회장은 이날 오전 충남 서산에 자리한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만났다. 정 부회장과 최 회장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을 포함한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회동에는 현대차그룹에서는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 김걸 기획조정실 사장, 서보신 상품담당 사장, SK그룹에서는 최재원 수석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지동섭 배터리사업 대표 등이 함께했다.

양측은 이번 만남에서 전기차 배터리 협력은 물론, 첨단 신소재 개발과 전력 반도체 분야 등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를 제어하는 전력 반도체의 경우 전기차 핵심 과제인 주행 거리 향상과 직접 관련이 있고, SK그룹도 주력 계열사로 SK하이닉스를 두고 있는 만큼 양측이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 반도체 고성능 제품을 개발해 탑재하면 배터리 효율 증가와 주행거리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회동으로 지난 5월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만남으로 시작된 현대차그룹과 국내 배터리 3사 총수 간 회동은 마무리됐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22일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 부회장은 앞선 두 번의 만남에서 삼성과는 ‘미래형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배터리 기술 현황을, LG와는 장수명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등을 살폈다.

경제계는 연쇄 회동을 계기로 국내 완성차 업체와 전기차 배터리 업체 간 ‘빅텐트’가 결성될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업체들이 모두 경쟁사인 만큼 4개 그룹이 한꺼번에 빅텐트에 모여서 배터리 동맹을 결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현대차 입장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물량의 안정적 확보 등을 위해 배터리 업체들과 협력해야 할 부분이 많은 만큼 어떤 형태로든 ‘합종연횡’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정 부회장과 만나 평소 자신이 강조해온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과 관련해서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