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성추행 누명’ 교사 유족 두 번 울린 전북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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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전북 부안 상서중 송경진 교사가 억울한 성추행 누명을 쓰고 교육청 감사를 받다 심리적 고통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유환우)는 지난달 19일 송 교사에 대한 순직을 인정하며 인사혁신처의 유족 급여 부지급 결정을 뒤집었다.

서울행정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경찰의 내사 종결 처분에도 전북도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가 자신의 행위를 성희롱으로 판단하고 감사담당관실에서 직권 조사에 나서자 30년간 쌓아온 교육자로서 자긍심이 부정됐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는 송 교사 유족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인사혁신처도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을 존중해 지난 6일 항소를 포기했다.

앞서 송 교사는 2017년 4월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경찰 수사에서 추행의 의도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 내사 종결됐다.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던 학생과 학부모는 “오해였다”며 탄원서를 전북교육청에 냈다. 그런데도 전북교육청은 그해 8월 4일 송 교사에게 징계를 위한 특정 감사를 통보했고, 송 교사는 다음 날 오전 9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송 교사를 죽음에 이르게 한데 큰 책임이 있는 전북교육청은 고인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물론 지금까지 유족에게 사과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아니 오히려 적반하장이다. 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소송 당사자도 아닌 김승환 교육감이 “(인사혁신처가) 항소할 경우, 보조참가인으로 소송에 참여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김 교육감은 전북교육청의 무리한 조치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한 인간으로서 사망, 인간적 아픔과 법적인 책임 여부는 별개다. 무혐의라고 하더라도 징계법상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고 강변했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과 시민사회단체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고 김 교육감의 퇴진을 요구했다.

박팔령 전국부 기자 park8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