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문화재청 관계자가 지난 2월 도난문화재 ‘권도 동계문집 목판’ 반환식에서 목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불법 매매 잡는 사범단속반
종손 며느리가 관리한 열쇠
아들이 훔쳐 목판 불법매매
“날이 갈수록 문화재 범죄가
지능·음성화되고 있어 걱정”
문화재청엔 사범단속반이라는 팀이 있다. 반장을 포함해 3명밖에 안 되는 팀이지만, 문화재 도난과 도굴뿐만 아니라 해외 밀반출을 단속하고 유물을 도로 거둬들이는 등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팀은 지난 2월 문화재 도난범으로부터 ‘권도 동계문집 목판(權濤東溪文集木版)’을 회수해 안동 권 씨 종중에 돌려줬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유교책판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유물이었다.
사범단속반에 따르면, 동계문집 회수는 작년 봄에 찾아서 주인에게 돌려준 보물 ‘만국전도(萬國全圖)’ 건과 관련이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와 공조해 도난당한 만국전도와 고서적 100여 권을 찾았는데, 그때 구속 영장이 집행된 범인 중 1명이 또 다른 문화재 불법 매매에 연루돼 혐의를 잡았던 것.
단속반이 내사를 진행해 파악해보니, 문집을 소유한 종중의 종손 며느리가 보관하는 서고 열쇠를 그 아들이 훔쳐서 목판을 불법 매매한 것이었다.
한상진 사범단속반장은 “중요한 문화유산이니 종중이 평소 철저히 관리하고, 지방자치단체도 좀 더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더라”고 했다.
10년째 단속반에서 일하고 있는 한 반장은 “문화재 범죄가 갈수록 지능화, 음성화되고 있다”고 걱정을 털어놨다. 자금책, 절도책, 판매책들이 온라인을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해 음성적으로 움직이는 탓에 첩보를 얻는 것 자체가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첩보를 얻어서 내사한 후 단속에 들어갈 때, 문화재를 훼손하는 일이 없어야 하니 행동이 매우 조심스러울 밖에 없다고 한 반장은 토로했다.
“지정문화재뿐 아니라 비지정문화재 도난 신고도 많기 때문에 그걸 다루려면 늘 힘이 듭니다. 그래도 오랫동안 추적해서 문화재를 되찾았을 때의 보람이 말로 못 할 정도로 크기 때문에 이 일을 하는 거지요.”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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