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홍걸 집 3채가 상징하는 與 위선과 더 커질 집값 재앙

최근 국민 분노를 키우는 집값 대혼란 사태는 문재인 정부가 자초한 ‘부동산 정책 실패 파동’이라고 부를 만하다. 주택 시장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반시장적 대책으로 부작용을 증폭시킨 ‘무능’도 심각한 문제인데, 여기에다 많은 여권 실세는 겉으론 다주택자를 공공의 적(敵)으로 비난하면서 뒤에선 다주택 보유에 집착하는 ‘위선’까지 드러났다. 이런 무능과 위선이 악성 결합한 결과는 참담하다. 2030세대는 ‘이생집망’(이번 생에 집 사는 건 망했다)이라며 절망하고, 집 없는 40대 가장은 내 집 마련 꿈에서 멀어지고 치솟는 전·월세 가격에 한숨을 쉰다. 알뜰하게 모아 집을 장만한 주택 보유자는 정책 실패 탓에 세금만 늘어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문제는 자신 있다”고 했다. 이제라도 국민에게 사과한 뒤 주무 장관부터 바꾸고 주택 정책을 시정하는 게 지도자로서의 책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공개한 여당 다주택자 현황을 보면 의도적으로 국민을 기만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야 할 지경이다. 다주택 자체를 문제 삼긴 어렵다. 그러나 여당은 4·15 총선을 앞두고 ‘1주택 말고는 매각하겠다’는 서약서를 받는 등 온갖 득표 이벤트를 벌였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42명이 집을 2채 이상 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투기·조정 대상지에서 2주택 이상 보유한 의원도 21명이나 됐다. 국회의장이 되면서 탈당하긴 했지만 박병석 의원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재개발 아파트는 4년 간 23억 원 올랐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똘똘한 한 채’ 블랙코미디에 이어 국민을 절망시키고도 남을 지도층 행태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의원은 강남·서초·마포에 주택 3채를 보유했는데, 신고 가격이 76억 원이라고 한다. 실제 가격은 훨씬 높을 것이다. 김 의원은 김 전 대통령 재직 중이던 2002년 36억70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후 별다른 직업이 없었기 때문에 주택 구입 자금 출처에 불법성이 없는지도 따져봐야 할 상황이다.

이미 21차례 부동산 정책을 남발한 문 정부가 또다시 대책 발표를 앞두고 있다. 수요 억제 아닌 공급 확대가 핵심인데, 그린벨트 해제나 3기 신도시 등 격화소양 발상만 내놓는다. 실제로는 증세가 목적인 것으로도 비친다. 보유세를 올리면 양도세를 내려 거래의 숨통을 터줘야 하는데, 둘 다 올리겠다고 한다. 의석수를 앞세워 온갖 반시장 법안을 밀어붙이려 한다. 집값 재앙과 국민 고통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