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고용시장에 ‘긱 경제’ 숨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보성 휴넷 탤런트뱅크 사업부 대표가 선발된 탤런트뱅크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탤런트뱅크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휴넷 제공

채용 플랫폼 ‘탤런트뱅크’
中企·시니어 전문가 매칭
기업발전·고용 일거양득

‘긱 경제’(gig economy)는 산업 현장에서 필요에 따라 단기 계약(비정규)으로 채용해 일을 맡기는 경제 형태를 말한다. 공연 무대, 즉 ‘긱’에 오르는 연기자들이 ‘단기 계약’을 맺고 일을 한다는 것에 어원을 두고 있다.

지난 2018년 첫선을 보인 휴넷의 ‘탤런트뱅크’는 대표적인 ‘긱 경제’ 채용 플랫폼이다. 지식과 경험을 갖춘 시니어 전문가를 기업의 요구 사항에 맞게 매칭해 필요한 기간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면, 마케팅 분야의 전문 인력이 없는 중소기업이 신상품 론칭을 위해 일정 기간만 해당 분야 전문가를 고용하는 형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가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을 맞고 채용 시장도 얼어붙으며‘긱 경제’ 채용 플랫폼인 ‘탤런트뱅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출범 이후 2년간 약 700건의 전문가-기업 간 프로젝트가 매칭됐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의뢰 건수가 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월평균 의뢰 건수는 70건이었으나, 코로나19가 본격화된 3월 이후 월평균 100건을 넘어섰다. 재의뢰율도 60%를 넘는다. 가장 많이 의뢰한 분야는 마케팅(23%), 경영전략·신사업(19%), 영업·구매/유통(17%), 정보기술(IT·13%), 엔지니어링(10%), 재무·투자(7%), 인사·총무(6%) 순이었다. 이외에도 디자인·패션, 법무·대정부 등도 있다.

의뢰 기업들의 규모(매출액 기준)를 살펴보면, ‘10억 원 이상∼100억 원 미만’(37%), ‘10억 원 미만’(31%), ‘100억 원 이상∼1000억 원 미만’(20%), ‘1000억 원 이상’(12%) 순으로, 중소 규모 기업에서 많이 찾았다. 업무 수행 유형은 정해진 시간 동안 중·단기 과제를 수행하는 ‘프로젝트성 업무’(62%), 일회성 컨설팅 형태의 ‘단기 자문’(26%), 기업 내 특정 조직의 역할을 대신하는 ‘기능 조직 대체’(8%), 채용으로 이어진 ‘헤드헌팅’(4%)으로 나타났다. 현재 탤런트뱅크는 2200여 명의 고스펙 시니어 전문가 풀을 운영 중이다. 대부분 중소기업 임원 또는 대기업 팀장 이상, 해당 분야 15년 이상의 전문 경력자들로, 평균 나이는 53.8세다.

조영탁 휴넷 대표는 “탤런트뱅크는 경험과 지식을 갖춘 전문가들과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연결해 시니어 전문가들의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만든 서비스”라며 “코로나19 이후 신사업과 온라인 마케팅 분야 프로젝트 의뢰가 늘었다. 기업들이 위기에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하기 위해 많은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