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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이도운 논설위원 게재 일자 : 2020년 07월 13일(月)
‘586 스크럼’ 맞설 保守연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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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백선엽과 박원순·안희정 喪家
진보는 성범죄라도 내 편 옹호
구국 영웅조차 못 지키는 보수

정권은 개인 아닌 세력이 쟁취
與 ‘운동권 세대 중심’전략 계속
野는 ‘공동정권 빅텐트’에 成敗


지난 열흘 사이, 세 곳의 상가(喪家)에서 벌어진 일들이 대한민국의 정치적 현실을 상징한다. 여비서 성폭행죄로 수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모친상에 여권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여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다음 날 극단적 선택을 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상가에서는 진보·좌파 진영이 대대적인 추모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정치적으로만 평가해보자. 두 상가는 진보·좌파 진영의 공통 인식을 반영한다. 첫째, 우리 편은 절대 버리지 않는다. 둘째, 우리 편의 잘못은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셋째, 그러면서 권력을 유지하고, 반드시 다음 정권도 창출한다.

현 정권은 문재인 정권이라기보다는 더불어민주당·정의당·민주노총·전교조·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참여연대·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의 네트워크 정권으로 보는 것이 정치 상황을 이해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 이들은 이념을 공유한 집단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정치·경제 공동체라고도 볼 수 있다. 정원 100만 명이 넘는 정부에는 고위직이 넘쳐나고, 올해 추경 포함해 600조 원에 이르는 예산에는 챙길 수 있는 사업 기회가 많다. 이들은 이따금 현안을 놓고 다투기도 하지만, 다음 대선 때는 또다시 굳건하게 스크럼을 짤 것이다.

민주당 주류인 586 세력은 차기 대선에서 직접 집권을 꿈꾼다. 민주화 주역인 586이 운동권 아닌 동료 세대까지 규합, 정권을 잡는다는 것인데, ‘세대집권론’이라고 한다. 운동권 출신 50대는 이미 청와대와 정부, 여당, 사법부는 물론 언론, 시민단체, 기업, 노조 등 우리 사회의 각 분야를 장악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게임이다. 당내 실세라는 친문도 대부분 586이다. 이들은 재집권을 위해 똘똘 뭉칠 것이고, 586 후보가 여의치 않으면 다른 선택도 받아들일 것이다. 386에서 시작한 586은 686, 786이 돼도 스스로 권력을 놓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10일 영면한 백선엽 장군의 상가는 초라하지도 않지만, 장엄해 보이지도 않았다. 육군장이 명예롭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순신 장군처럼 ‘나라를 구한’ 영웅의 마지막 길이 소박하게 보이는 것도 미덕은 아니다. 백선엽의 삶에 대한 평가를 포함해서 하는 말이다. 아무리 양보해도 공(功) 7, 과(過) 3은 돼야 하는데, 공은 과소·과는 과대 평가되고 있다. 진보 진영이 정치적 생명을 다한 안희정, 물리적 생명이 다한 박원순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보수 진영은 백선엽 장군의 업적과 이념적 가치를 지키는 데 힘을 모으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백선엽을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못 모시면 이게 나라냐”고 했다지만, 말뿐이다. 5월부터 이 문제가 불거졌지만,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보수 진영에 인재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보수가 국가의 틀을 설계하면 진보가 수정하는 것이 보편적인 정치의 구조다. 그래서 보수 정권이 더 오래 집권한다. 보수가 설계를 못 하고 진보가 수정만 하면 국정은 누더기가 된다. 그런데 민주당은 능력이 없어도 자리를 주고 선거에 내보내 사람을 키우는데, 통합당은 보석 같은 인재들을 꿸 능력이 없어서 대다수가 융중(隆中)에 잠들어 있거나 세상에 나오지 않으려 손사래를 치고 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최근 김지현이라는 가수에게 푹 빠져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했는데, 알고 보니 지소울, 골든이란 예명으로 활동했던 기성 가수다. 한 소절만 들어도 빠져드는 톤과 소울을 가졌지만, 드러낼 기회가 없어 묻혀 있었다. 범보수에는 외교·안보·통일, 경제, 미래산업, 사법정의 등 분야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가진 인물들이 있다. 대중의 지지를 얻는 선전·선동술이 취약해 여당 후보에게 밀리고 있지만, 개인을 넘어 세력 차원의 협력이 이뤄지면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정권은 사람이 아니라 세력이 잡는 것이다. 보수 세력 전체가 ‘공동 정권’을 확고한 대의(大義)로 삼고, 동참하는 정치인들은 밀어주고, 그러지 않고 혼자서 권력을 차지하겠다는 독불장군은 배제해야 한다. 그래야 정권을 잡아도 여소야대 국회 상황에서 효율적 국정 운영이 가능하다. 내년과 후년, 586과 보수세력이 대한민국 운명을 건 정면 승부를 펼친다. 정권을 차지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세력, 그래서 권력을 나누는 전략적 선택도 할 수 있는 세력이 승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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