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서울·부산시장 후보 내 당헌 어기면 국민께 사과해야”

“당의 명운이 걸린 큰 선거
당원 판단 우선 존중해야”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은 내년 4월 치러질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지역 당원들의 견해가 제일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헌 문제가 있더라도 후보를 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다른 당 대표 후보인 이낙연 의원은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 전 의원은 14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의 명운이 걸렸다고 할 만큼 큰 선거”라며 “우리 당헌·당규만 고집하기에는 너무 큰 문제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헌 96조 2항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후보 공천에 대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가 연동돼 대선까지 직접적 영향을 주는 선거가 돼버렸다”며 “당헌이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후보 배출 여부는) 당원 동지들의 판단을 우선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헌을 지키지 못할 경우, 당 지도부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이에 대해 설명하지 않고는 국민적 신뢰를 받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그냥 어물쩍 넘어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이 사실상 내년 4월 보궐선거에 후보를 추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내에서는 부산시당위원장인 전재수 의원이 전날 부산시의회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민주당은 후보를 안 내고 다음 선거 때 제대로 해보는 게 맞는다”고 말하는 등 공천 불가론도 나온다.

이 의원은 보궐선거 공천과 관련해 구체적인 발언은 피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 참석했다가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시기가 되면 저도 할 말을 하겠다”고만 했다.

김수현·윤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