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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게재 일자 : 2020년 07월 15일(水)
성추행 피해 美여군 토막살해에 美사회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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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내가 기옌이다”
美 전역서 추모행사 줄이어
참전용사 등 진상조사 요구


국내에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상급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여군이 토막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져 미국 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14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11일 미국 샌안토니오에선 지난 4월 22일 실종 2개월 뒤 시신 일부가 발견된 20세의 여군 바네사 기옌을 추모하는 집회 ‘기옌을 위한 정의’가 대규모로 열렸다. 기옌은 실종 전 어머니에게 “군내에서 성추행을 당했고 다른 여군들도 피해를 봤지만 (다른 이들의) 피해 신고가 무시당했다”고 말한 바 있었다. 시신 발견 후 살인 용의자로 지목됐던 군 동료 애런 데이비드 로빈슨은 수사망이 좁혀오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시신 유기를 도운 그의 여자친구는 범죄 혐의를 인정했다. 이날 행사에는 애초 수백 명 정도가 모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인근 자동차와 오토바이 동호인들이 대거 참여해 1000대가 넘는 차량이 모이는 장관이 연출됐다.

샌안토니오 집회 외에도 미국 전역에선 기옌을 추모하는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기옌이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미국 내 참전용사 등을 중심으로 4000명이 국방부와 의회에 기옌의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보냈고 12일에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기옌을 추모하는 거리 행진이 열렸다. 미국 전역에는 기옌의 군복 입은 모습을 그린 벽화들이 등장했고, 벽화 앞엔 꽃·과일·음료수·인형 등의 선물이 가득 놓였다. SNS에는 ‘내가 바네사 기옌이다’라는 해시태그(#)가 등장했다. 기옌 외에도 군내 성추행 피해를 본 여군들의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최근 의회에서 기옌 사건과 관련, “군이 성희롱·성폭행을 예방하거나 피해자와 생존자를 돕기 위해 충분한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그는 “성폭력에는 무관용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옌의 피해에도 실제 성추행이 줄어들거나 피해자가 신고로 인한 보복을 당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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