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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Science 게재 일자 : 2020년 07월 15일(水)
태양열로 바닷물 식수化… 소재기술 접목해 생산량 2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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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ST연구진 ‘고효율 태양열 막증류’ 기술 개발

티타늄·불화 마그네슘 이용
제조 손쉬운 새 흡수체 개발
낮은 온도서도 구동 가능해
햇빛 부족한 지역서도 고효율

상용화 가능한 수준까지 도달
저개발국·도서·오지 등 활용


햇빛으로 먹는 물을 만드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지금보다 물 생산량을 2배 이상으로 늘릴 수 있는 고효율의 태양열 막증류 기술이다. 수(水)처리 기술에 소재 기술을 접목한 융합연구의 성공적 사례로 꼽힌다. 인프라가 부족한 저개발국가나 도서(島嶼)·오지 지역, 해외 파병지역과 야전군 주둔지의 식수 공급 시설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물자원순환연구센터 송경근 박사와 광전소재연구단 최원준 박사 공동연구팀은 태양열을 이용해 바닷물이나 하수로부터 먹는 물을 생산할 수 있는 막증류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막증류는 바닷물 등을 가열해 수증기만 통과할 수 있는 소수성(疏水性·hydrophobic) 분리막으로 걸러 따로 수집한 뒤 응축해 식수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기존 증발법에 비해 낮은 온도에서 구동이 가능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인 태양열을 열원으로 이용하면 어디서나 담수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수자원 분야 국제 저널인 ‘담수화(Desalina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

세계적인 물 부족 사태를 해소하기 위한 담수화 설비 중 역삼투압·증발법 등 많은 에너지가 드는 기술과 달리, 막증류는 태양열을 열원으로 낮은 온도에서 물을 증발시킬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태양열 막증류 기술은 태양열을 흡수해 열로 변환하는 태양열 흡수체의 성능이 낮아 햇빛이 풍부한 일부 지역에서만 가동됐다. 게다가 흡수체 면적도 매우 넓어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이번에 KIST 연구진은 티타늄(Ti) 금속과 불화마그네슘(MgF2)을 이용한 새로운 태양열 흡수체를 개발해 물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고효율 태양열 막증류 기술을 선보였다. 지금까지는 주로 검은색 카본 블랙 화합물을 사용했었다. 이번 연구는 1차원 또는 3차원 나노 구조체를 사용하지 않고 생성된 열이 막증류에 사용되는 기판 영역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기판 위에 금속과 유전체(流電體)를 교대로 쌓아 태양광 입사 시 플라즈모닉(plasmonic·금속 내의 자유전자가 집단적으로 진동하며 강한 전기장을 생성하는 현상) 효과를 내는 것이 장점이다.

연구진은 기판 위에 전자빔 증착법으로 Ti과 MgF2을 7.3나노미터(nm·10억분의 1) 두께와 96.5nm 두께로 10층을 교대로 증착해 태양열 흡수체를 만들었다. 새로 개발한 태양열 흡수체는 태양에너지의 대부분 영역인 0.3∼2.5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 파장의 태양에너지를 85% 이상 흡수하고, 물 온도를 80도 이상으로 가열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이 흡수체를 태양열 막증류에 적용하자 서울지역 연평균 전일사량 3.23㎾h/㎡/day 기준, 먹는 물 4.49ℓ/㎡ 를 만들 수 있었다. 이는 기존의 상용화된 태양열 흡수체 면적 1㎡당 2.14ℓ 생산량의 2배 이상으로 높은 성능이다.

새로운 태양열 흡수체는 Ti 금속과 MgF2을 전자빔을 이용해 수십 nm 두께의 박막으로 증착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제조가 가능한데, 우수한 태양열 흡수 성능을 보유해 태양열 막증류뿐 아니라 태양열 보일러 등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송경근 KIST 박사는 “수처리 기술에 소재 기술을 접목해 혁신적인 성과를 창출한 융합연구의 성공적인 사례로 큰 의미가 있다”며 “적용성을 넓히기 위해서는 태양열 흡수체의 대면적화 및 집광을 통한 고효율화, 태양열 흡수체와 막증류를 일체화하는 등의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원준 박사는 “우리나라 연구·개발이 대부분 태양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태양전지 기술에 치우쳐 있어 태양열 연구가 시급하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실험성 환경이 아닌 실제 환경에서 기존 기술의 2배 이상으로 좋은 효율을 얻어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 용어설명

막증류(Membrane distillation) : 바닷물을 가열해 발생하는 수증기를 수증기만 통과하는 소수성 분리막으로 통과시켜 해수와 분리해 모은 후 다시 응축해서 먹는 물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소수성 분리막(Hydrophobic membrane) : 유기성 고분자로 만들어진 0.1∼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 크기의 수많은 미세한 공극이 있는 얇은 막으로, 물과의 친화력이 낮아 물은 통과할 수 없고 수증기만 통과하는 막증류에 쓰이는 분리막을 말한다.

전자빔 증착(Electron-beam evaporation) : 증착하고자 하는 물질을 고진공 체임버에 넣고 전자빔을 이용해 가열함으로써 증착 물질을 증발시켜 기판에 증착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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