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침묵한 文대통령… 美는 국무부까지 애도 성명

靑 안보실 1차장만 영결식에
민주 불참…통합은 대거 참석

‘6·25 전쟁영웅’ 고 백선엽 장군의 영결식이 열린 15일에도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침묵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이어 국무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애도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영결식에 불참한 반면, 미래통합당 지도부는 대거 참석, 대조를 이뤘다.

이날 오전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영결식에 청와대에서는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만 참석했다. 청와대는 앞서 노영민 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등이 조문했을 뿐,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노 실장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짧게 전한 것과 대비된다. 국립현충원 안장 등을 둘러싼 지지층의 반발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빈소에 보냈고, 노 실장 등이 대표로 조문한 것으로 예를 충분히 갖췄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에서는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만 참석했을 뿐 이해찬 대표 등은 불참했다. 반면 통합당에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모습을 보였다. 성일종 통합당 의원은 “청와대에서는 안보실 차장만 오고, 국가보훈처장도 참석하지 않았다”며 “대한민국의 영웅을 이렇게 보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국가보훈처는 육군장으로 열리는 영결식에는 정부대표로 국방부 장관이 참석하고 국립대전현충원 안장식은 보훈처장이 참석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는 14일(현지시간)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한국 최초의 4성 장군으로서, 한국전쟁에서 조국에 대한 그의 봉사는 한·미 양국이 오늘날 유지하고 있는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위한 싸움의 상징이었다”며 “미국은 백 장군 별세에 대해 한국 국민에게 가장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노영희 변호사가 한 방송에서 백 장군의 현충원 안장에 대해 “어떻게 저분이 6·25전쟁에서 우리와 같은 민족인 북한을 향해 총을 쏴서 이긴 그 공로가 인정된다고 해 현충원에 묻히느냐”고 말한 것과 관련,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는 성명을 내고 “노 변호사의 망언으로 호국영령과 참전 용사들이 통곡한다”고 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