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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게재 일자 : 2020년 07월 15일(水)
“20년간 지구 두 바퀴 더 뛰어… 이젠 ‘즐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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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서울 도림천 공원에서 열린 한국마라톤TV 주최 공원사랑마라톤대회에서 국내 최고령 마라톤 풀코스 1000회 완주 대기록을 달성한 김용석(76) 마라토너가 참가자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내 최고령 마라톤 풀코스 1000회 대기록 76세 김용석씨

IMF때 달리기 캠페인서 입문
통일마라톤서 풀코스 첫 도전
보스턴 등 7개 국제대회 참가
“면역력 좋아져 병원 간적 없어”


"지난 20년간 풀코스로만 지구 한 바퀴보다 더 멀리 달렸어요. 목표를 달성했으니 이제부터는 기록이나 횟수 욕심은 버리고 ‘즐달’(즐거운 달리기)하면서 ‘롱런’해야지요."

지난 11일 서울 도림천 공원에서 열린 한국마라톤TV 주최 공원사랑마라톤대회에서 국내 최고령 마라톤 풀코스 1000회 완주 대기록을 달성한 김용석(76) 마라토너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소감을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생전에 친필로 써서 보내준 기념패가 놓여 있어 눈에 띄었다. 또 황영조, 이봉주 선수가 보내준 친필 기념패도 나란히 전시돼 있어 행사를 빛냈다.

지구 둘레는 약 4만㎞, 그가 지금까지 풀코스(42.195㎞)로 달린 거리는 4만2195㎞나 된다. 지구 한 바퀴를 훌쩍 넘는 거리다. 하프코스와 10㎞까지 포함하면 지구 두 바퀴도 더 뛰었다. 1∼1000회 평균 기록은 3시간 54분. 최고기록은 2010년 9월 서울수복기념대회의 3시간 15분이다. 풀코스 1000회 완주는 쉽지 않은 기록이다. 20년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더울 때나 추울 때나 매주 쉬지 않고 뛰어야 달성할 수 있다. 첫 대회 참가는 1998년 10월 춘천마라톤대회 10㎞다. 이후 달리기의 매력에 빠졌다.

그가 마라톤에 입문하게 된 배경은 은행 지점장으로 있을 당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회사가 어려움에 닥치자 위기극복을 위해 범 회사 차원에서 ‘다시 일어나 뛰자’는 달리기 캠페인이 계기가 됐다. 처음에는 5㎞부터 시작해 10㎞, 하프코스로 점차 거리를 늘려나갔다.

그는 "문화일보와는 각별한 인연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10월 3일 문화일보 주최 제2회 평화통일마라톤대회 서울 구파발∼임진각 코스에서 처음으로 풀코스에 도전, 4시간 5분 기록으로 완주했다. "그동안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전국에 안 가 본 곳이 없어요. 2002년 제106회 보스턴마라톤대회를 비롯해 도쿄(東京), 베이징(北京), 싱가포르 등 7개 국제대회에도 참가했습니다."

부상 없이 오랫동안 잘 달릴 수 있는 비결을 물었다.

"우선 자세가 좋아야 해요. 모든 운동이 다 그렇겠지만, 달리기 역시 처음 시작할 때 좋은 자세를 배워야 해요. 자세는 한번 굳어지면 고치기가 힘들어요. 자세가 좋아야 부상도 예방할 수 있고, 기록도 좋아지지요. 그다음엔 달리기의 습관화가 중요해요. 매일 달릴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어렵다면 일주일에 적어도 3회 정도 달려주는 게 좋아요. 세 번째는 평소에 꾸준히 근력운동을 해 줘야 해요."

그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빈자리가 있어도 될 수 있으면 앉지 않는다. 지하철 안에서도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면서 근력을 키우고, 버스를 기다릴 때도 팔다리 운동을 한다고 했다. 일과는 거의 매일 오전 5시부터 집 앞 안양천 변을 10㎞ 정도 달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동안 부상은 없었을까. "지금까지 딱 두 번 부상이 있었어요. 500회째 발목 부상이 있었고, 재작년 915회째 무릎에 부상이 와서 수개월 간 물리치료와 근력운동을 하면서 쉬었어요. 무릎은 지금도 완전히 회복하진 않았지만, 달리는 데 큰 무리는 없어요."

1000회 동안 달리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와 즐거웠을 때가 언제였냐는 질문에 다소 의외의 대답을 했다. "매번 대회 35km 이후 인간의 한계에 다다를 때마다 가장 힘들어요. 그럴 땐 두 번 다신 안 뛰겠다고 다짐해요. 그런데 완주하고 나면 한계를 극복했다는 자신감에 가장 기뻐요. 그리곤 며칠 지나면 다신 안 뛰겠다는 결심은 온데 간데없고, 다음 대회가 언제인지 찾아보고 기다려져요..하하"

70대 이상 마라토너 모임인 ‘칠마회’ 회원인 그는 1회부터 1000회까지 기록증과 메달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 좋아진 점을 묻자 "무엇보다도 달리면 엔도르핀 분비가 촉진돼 기분이 상쾌해지면서 활력이 솟는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혈액순환도 좋아져 심혈관계 등 육체건강에도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면역력이 강해져 잔병에 걸리지 않아 지금까지 병원 문턱을 한 번도 밟아 본 적이 없다"며 "달리기는 신이 인간에게 내린 보약"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 = 박현수 기자 phs20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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