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열제 먹고 여행… 제주, 관광객발 n차 감염 비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6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 긴급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광진구 코로나 확진자, 4명 전파
강동구 산후조리원 산모 확진
수도권 40명·경남 25명 초과땐
거리두기 2단계 지역별로 적용

해열제를 먹으면서 5박 6일 동안 제주여행을 하고 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광진구 주민 A 씨와 관련해 제주도 내 2차 감염자가 17일 4명으로 늘어났다. 해외유입 확진자가 이날도 대량 발생한 가운데, 일부 확진자의 도덕적 해이가 전국적 감염 확산을 부채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제주도에 따르면 70대 여성인 A 씨와 접촉했던 제주시 한림읍 ‘정다운사랑방다방’ 관련자인 제주도민 1명이 이날 새벽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A 씨가 제주여행 과정에서 접촉했던 20명 가운데 제주 한림읍에 거주하는 A 씨 가족 2명과 사우나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현재까지 파악된 접촉자 20명 가운데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주에서 확진자를 통한 2차 감염은 4월 3일 이후 3개월 만이다. 해당 환자가 코로나19 증상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해열제를 복용하며 여행한 사실이 확인돼 지역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국내 코로나19 환자는 전일 대비 60명이 늘었다. 이 중 39명이 해외유입 환자로 확인돼 21명인 국내 발생 환자 수를 지난 12일부터 6일 연속으로 웃돌았다. 이달 들어서 이날 오전 0시까지 확인된 국내 환자 872명 중 해외 유입 환자는 421명으로 절반에 육박한다. 카자흐스탄 등 국가로부터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늘어난 데다, 이라크의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다 귀국한 한국인 근로자 중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하는 탓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정부는 이라크 근로자분들의 조속한 귀국을 돕기 위해 이르면 내주부터 특별수송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대본은 이날 브리핑에서 권역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기준을 새로 제시했다. 중대본은 권역별로 1주 평균 일일 국내 발생 확진자 수가 수도권 40명, 경남권 25명, 충청·호남·경북권 20명, 강원·제주도 10명을 초과할 경우 같은 기간 감염 재생산 지수를 고려해 2단계 격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서울에서는 강동구의 한 산후조리원에 있던 산모 1명이 전날 확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송파구 주민인 이 확진자는 이달 10일 이 산후조리원에 입소했으며 15일 발열 증상이 나타났다. 시는 이 산후조리원을 소독하고 임시 폐쇄 조치했다. 시흥시에서는 능곡동 시흥서울대효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80대 환자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경기의료원 안성병원으로 이송, 해당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환자가 총 3명으로 늘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광주 = 정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