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유통, 하청 중소기업에 갑질 논란

철도역사 영상광고 계약 업체
“비용 부당징수·해지 협박”주장

코레일유통 “정당한 요구” 반박

코레일 계열사인 코레일유통이 하청업체에 대해 계약서에 없는 비용을 4년간 6억 원 넘게 부당징수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상 광고 매체를 운영하는 중소기업 M사는 코레일유통이 철도역 구내 영상 광고 매체 사용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서에 없는 각종 비용을 부당하게 징수하고, 이 과정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업체 대표에게 계약 해지 등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양사는 지난 2016년 철도 역사 내에서 M사가 가로 1m, 세로 1.6m 크기의 광고 매체 운영권을 갖는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M사는 그러나 “코레일유통 측이 영상광고가 나오는 영상화면과 광고판 사이의 베젤 부분(POP 래핑)에 광고 표기를 했다는 이유로 추가 비용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 임모 대표는 “코레일유통이 문제 삼은 영역은 분명히 계약서상에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광고 매체 규격 안에 있는 부분인데, 코레일유통 측이 부당하게 추가 비용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계약해지가 두려워 부당한 요구에 항의하지 못한 채 어쩔 수 없이 2016년부터 지난 5월까지 모두 6억4000만 원가량의 추가 비용을 냈다고 밝혔다. M사는 코레일유통이 이처럼 부당하게 징수한 금액이 8억 원이 넘는다며 부당 징수비 반환을 요구했다. 코레일유통은 이에 대해 “M사가 제출했던 입찰 제안서에 해당 부분에 광고가 들어가 있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 광고에 대한 비용 지급을 정당하게 요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M사는 계약 자체도 ‘불공정 계약’이라는 입장이다. 코레일유통이 계약 이행 등을 목적으로 이행보증금을 요구하면서 계약이 중도해지될 경우 계약이행보증금은 전액 코레일유통에 귀속되고, 피 계약업체는 반환청구 소송 등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M사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코레일유통 측에서 계약해지 등을 거론하며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임대료를 연체하면서 국민신문고에 임대료 인하를 요청하는 청원을 올렸는데, 이 역시 청원 취하 압력을 받았다고 M사는 주장했다.

코레일유통 측은 “해당 업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임대료를 체납해 왔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알고 그동안 체납 임대료 납부를 계속 연장해 줬는데, 더는 늦춰주기 어려워 납부를 독촉했다”고 해명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