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도 금융감독 받는다

금융위, 이르면 내년 시행
빅테크 시장잠식 이어지며
규제 형평성 논란에 추진
금융권 특혜시비 진정될듯

이르면 내년부터 카카오 등 소위 빅테크(인터넷 플랫폼 기반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금융당국의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빅테크의 금융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빅테크 편입이 이뤄질 경우 최근 불거지고 있는 빅테크·금융회사 규제 형평성 논란이 다소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문화일보 7월 9일 25면 참조)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24일 “빅테크 역시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 요건에 맞으면 바로 포함시킬 것”이라며 “현재 이들의 금융 진출이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내년에라도 편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현재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의 경영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상태에서 지급결제 수단 카카오페이를 매개로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보험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 요건은 △금융자산 5조 원 이상 그룹 △기업 집단 내 여·수신, 보험, 금융투자업 등 금융사가 2개 이상인 복합 금융그룹 등 두 가지다. 현재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 기업은 삼성, 한화, 미래에셋, 교보, 현대차, DB 등 6곳이다. 이 관계자는 “올해 카카오 편입도 검토했으나 카카오의 경우 은행(카카오뱅크) 비중이 워낙 커 은행법 적용만 해도 충분하다고 판단, 제외시켰다”며 “금융업을 영위하면 빅테크 건 전통 기업이든 간에 불문한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매년 5월쯤 공정거래위원회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 이후 이를 고려해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을 발표해왔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규제 내용은 △그룹 차원 위험 평가해 필요시 자본 확충 △소유·지배구조, 재무건전성 등 공시 △그룹내 내부통제협의체 구성 등이다. 금융위는 오는 9월 국회에 관련 법안(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낼 방침이다. 이들 빅테크 기업들의 편입이 이뤄질 경우 금융당국의 빅테크 혹은 핀테크 특혜 시비는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에 따른 해외 규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은 빅테크의 반(反)경쟁 상품을 제재하고 데이터 공유 시 규정을 손질하는 등 관련 규제를 신설 중이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결제 서비스를 시작으로 보험·대출·자산관리·카드·신용평가 등 다양한 금융 시장에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 법무부는 아마존을 비롯한 빅테크들의 반독점 문제와 관련한 조직을 구성했고 유럽연합(EU) 역시 주로 빅테크들을 겨냥한 개인정보보호법을 제정했다. 보고서는 “금융업을 하고 있는 빅테크에 금융 회사와 다른 규제를 적용해 시스템 리스크를 최소화하지 않으면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회경·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