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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맹난자의 한 줄로 읽는 고전 게재 일자 : 2020년 07월 27일(月)
홍사용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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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왕이로소이다./ 어머니의 가장 어여쁜 아들 나는 왕이로소이다. 가장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서 …/ 그러나 시왕전(十王殿)에서 쫓기어난 눈물의 왕이로소이다./ “맨 처음으로 내가 너에게 준 것이 무엇이냐” 이렇게 어머니께서 물으시며는 “맨 처음으로 어머니께 받은 것은 사랑이었지요마는 그것은 눈물이더이다” 하겠나이다. 다른 것도 많지요마는 …/ “맨 처음으로 네가 나에게 한 말이 무엇이냐?” 이렇게 어머니께서 물으시며는 “맨 처음으로 어머니께 드린 말씀은 ‘젖 주셔요’하는 그 소리였지요마는, 그것은 ‘으아-’하는 울음이었나이다” 하겠나이다. 다른 말씀도 많지요마는 …(생략)

노작(露雀) 홍사용(1900∼1947) 시인의 ‘나는 왕이로소이다’의 시 전문(前文)이다. 우리는 누구나 어머니가 살아계시기만 하면 그 앞에서 ‘어머니의 아들- 나는 왕이로소이다’가 아닌가. 그런데 시왕전에서 쫓겨난 눈물의 왕, 그 때문에 어머니는 왕을 낳고는 속 아픈 눈물만 흘리셨다. 벌거숭이 어린 왕도 어머니의 눈물을 따라서 발버둥 치며 ‘으아’하고 소리쳐 울었다.

노작, ‘이슬 맞은 참새’라는 시인의 호를 생각한다. 그가 살던 당시, 일제강점기의 절망도 포함됐겠지만, 그는 인간 존재의 본질을 눈물과 울음으로 봤다. 지열이 끓는 복중에 나를 낳고 비애로 생을 마감하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어느 생일에 나는 이 시를 외우며 가슴을 쳤던 적이 있다. 맨 처음 어머니께 받은 것은 ‘사랑’이었지만 그것은 속 아픈 눈물이었고 내가 처음 드린 말씀은 ‘젖 주셔요’였지요마는 그 또한 ‘으아’하는 울음이었다. 눈물 말고 무엇을 바치리. 오늘은 내가 태어난 날이다. 손 씻고 책상 앞에 정좌해 크게 갚는다는 ‘대보부모은중경’을 펼쳐 든다. 자식 위해 못할 일 없는 부모는 죄도 짓는다는 ‘위조악업은(爲造惡業恩)’에 이르러 그만 목이 멘다.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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