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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
[문화] 전지적 문화 시점 게재 일자 : 2020년 07월 28일(火)
“직관 공연 다시 열렸지만 ‘집관’도 놓치지는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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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의 한 장면.

■ 예술단체장들이 말하는 ‘포스트 코로나’ 전략

‘조씨고아…’무대 연 국립극단
“현장 공연 소중함 확인했지만
비대면 콘텐츠 개발 역량집중”

포털과 손잡은 국립오페라단
“온라인 채널로 관객확장 기대
5000원 관람 시대 열릴 것”

현장-온라인 공연 병행이 답
정부,저작권 보호방안 내놓고
디지털플랫폼 구축 지원해야


다른 모든 분야가 그렇듯 공연계도 끝이 보이지 않는 기나긴 암흑의 터널을 통과하고 있다. 예기치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무대는 텅 비었고, 배우와 스태프는 관객의 체온을 느끼지 못해 오랜 시간 발만 동동 굴렀다. 이런 가운데 ‘다시 공연을 재개해도 좋다’는 지침은 마른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었다.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그동안 국공립 단체장들은 누구보다 속이 바짝바짝 타는 와중에도 의기소침한 단원들을 독려하며 기약 없는 무대를 준비해왔다. 문화일보는 국공립단체 공연 재개를 맞아 각 단체를 이끄는 수장들로부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대비책과 정부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들어봤다. 인터뷰에는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 김철호 국립극장장, 이성열 국립극단 예술감독, 박형식 국립오페라단 단장, 강은경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이 참여했다.

▲  오페라 ‘마농’에서 인물들이 호텔 주인을 부르며 식사를 달라고 아우성치고 있다(위). 아래는 드라마 발레 ‘오네긴’에서 타티아나의 생일 파티에 참석한 올가와 렌스키가 2인무를 펼치는 장면. 국립오페라단·유니버설발레단 제공

◇“현장·온라인 투-트랙은 숙명”

“한 편의 공연을 극장에서 본다는 경험이 이렇게 소중하게 여겨진 적이 없었다. 복받쳐 우는 배우와 스태프를 보며 관객도 함께 눈물 흘리는 진기한 순간들이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잠정 중단됐던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을 지난 19∼26일 선보인 이성열 감독은 오랜만에 관객과 만난 소회부터 전했다. 그는 “특히나 배우에게 ‘무대’는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공간인데 6개월 동안 공연을 못 하니 얼마나 힘이 들었겠나”며 “어렵게 다시 찾아온 기회인 만큼 더 훌륭하고 알찬 공연을 보여드리겠다는 마음뿐”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전막 발레를 무대에 올린 문훈숙 단장도 “한 관객이 모두 힘든 시기에 상처를 치유하고 위안을 주는 예술의 힘을 느꼈다는 관람 후기를 전해와 매우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감염병 사태로 현장 공연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됐다”면서도 “앞으로는 비대면 콘텐츠 개발에 특히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6월 전국 360개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청소년극 ‘영지’를 온라인 실황으로 생중계한 것은 나름의 노하우를 축적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학생들은 학교 또는 가정에서 온라인을 통해 공연을 관람하면서 친구들과 실시간 채팅으로 감상평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 감독은 “공간적·시간적 제약이 훨씬 덜한 비대면 공연은 ‘문화 평등권’을 실현하는 데는 오히려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라며 “올 연말에도 ‘영지’와 유사한 청소년극을 온라인·대면 형식으로 함께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온라인 수익 모델 찾아야”

단체장들은 코로나19로 온라인 공연이 상시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비대면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진행된 온라인 공연은 대부분 무료였는데 이런 방식으로는 결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성규 사장은 “공연은 문화예술의 한 장르이지만 산업적인 측면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모든 콘텐츠에 관객이 일정한 비용을 내는 모델이 자리 잡아야 산업의 선순환이 가능해진다”고 진단했다.

국립극장이 지난 5월부터 법조인과 공연 제작자, 영상 유통회사 등이 참여하는 ‘공연 영상화 자문위원회’를 꾸려 실태조사에 착수한 것은 바로 이 부분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국립극장 자문위원회는 8월 중 1차 보고서를 낸 뒤 올해 안에 영상화 사업안을 최종확정할 계획이다. 김철호 극장장은 “온라인 공연에 참여한 예술가를 위한 적절한 보상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예술경영 전공자인 강은경 대표도 “비대면 실황 중계에 대한 저작권 보호가 제대로 준수되지 않으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현장-온라인 공연’ 병행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감염병 사태로 생계에 곤란을 겪는 예술가를 위한 단기 지원책뿐 아니라 온라인 공연에 대한 보상과 저작권 보호 방안을 중점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립오페라단은 온라인 공연의 새로운 가능성을 포착하면서 네이버와 손잡고 유료 채널을 개발하고 있다. 박형식 단장은 “6월 공연 예정이었다가 불가피하게 온라인으로 전환한 ‘마농’의 경우, 비대면 방식 덕분에 현장 공연의 10배가 넘는 7만 명의 관객에게 서비스할 수 있었다”며 “네이버와 개발 중인 합작 채널이 가동되면 10만 원이 훌쩍 넘는 오페라 작품을 5000원∼1만 원 정도의 비용으로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제작·유통 원스톱 플랫폼 필요”

감염병 사태가 단기간에 종식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정부가 투자해 ‘디지털 시어터’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감독은 “해외의 ‘디지털 미술관’ 사례를 벤치마킹해 정부가 오페라·연극·무용·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관람하고 유통하는 하나의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며 “한국이 보유한 최첨단의 정보기술(IT)을 고려하면 다른 어느 나라보다 선도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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