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美정찰위성 ‘키홀’ 해상도 15㎝… 물체가 신문인지 잡지인지 구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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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국 정찰위성 현황

美·中·日·러 등 다수 보유
미사일 발사 탐지 개발 경쟁
“러, 요격용 위성 보유” 주장도

한국이 군사전용 통신위성인 ‘아나시스(Anasis) 2호’를 발사하면서 세계 10번째 군사위성 보유국 대열에 올라섰지만 주요국 전력에 비하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미국·일본·중국 등은 이미 한국의 다음 목표인 정찰위성을 확보한 상태이며, 조기경보위성과 도청위성 등 다양한 목적의 군사위성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정찰위성인 ‘키홀(Key Hole·KH)’은 미국 정보력의 핵심이다. 1대당 10억 달러(1조1256억 원) 정도인 최신형 KH-12의 경우 해상도 15㎝의 초정밀 디지털카메라와 야간 촬영을 위한 적외선 탐지기 등을 갖췄다. 가로세로 15㎝인 물체를 하나의 픽셀로 인식할 정도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의미로, 현재 탐지대상이 읽고 있는 문서가 신문인지 잡지인지도 파악할 수 있다. 미국이 이보다 개량된 해상도 1㎝의 초정밀 카메라를 탑재한 KH-13도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러시아는 4000개 넘게 발사한 코스모스 위성 중에 ‘페르소나’로 불리는 해상도 33㎝의 영상탐지위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와 독일도 각각 헬리오스2A와 SAR-Lupe라는 정찰위성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2월 발사한 관측위성 고가쿠(光學) 7호기의 목표를 한반도 감시라고 해 이를 정찰위성 용도로 사용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 주요국은 조기경보위성 등 기술도가 더 높은 위성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조기경보위성인 DSP 위성을 이미 1970년부터 보유한 상태로, 이는 1990∼19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의 스커드미사일 발사를 사전 탐지하는 전과를 올렸다. 1997년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탐지할 수 있는 DSP-18호를 쏘아 올렸다. 2000년대 이후부터는 열적외선을 감지, 보다 세밀한 미사일 발사를 감지할 수 있는 SBIRS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또 미국 국가정찰국(NRO)은 도청위성인 점프시트, 볼텍스, 오리온 등을 운영하고 있다. 매그넘·오리온 계열 위성은 미사일 시험 중에 전송되는 원격계측정보(신호정보)를 도청하며, 볼텍스 위성은 여기에 음성도청 기능이 추가됐다. 샬리트·볼텍스 위성은 비밀 정보도청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 러시아가 우주에서 다른 위성을 공격할 수 있는 요격용 위성을 우주에 발사하고 있다는 주장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1967년 체결된 우주조약에 따르면 대량파괴무기(WMD)를 우주에 설치하는 것은 금지돼 있지만, 러시아가 비밀리에 위성에 무기를 싣거나 위성 자체를 무기화하고 있다는 것. 존 레이먼드 미 우주사령관도 지난 23일 “러시아 인공위성 ‘코스모스 2543호’가 지난 15일에 새로운 물체를 다른 궤도로 쏘아 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러시아의 코스모스 2543호는 궤도와 시간을 조정해 미 군사위성 KH-11을 160㎞ 뒤에서 바짝 뒤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도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킬러 위성’이 미국과 일본의 위성에 접근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정부는 “자국 우주 장비에 대한 점검을 수행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요격용 무기 개발 및 설치 의혹을 부정하고 있다.

또 러시아·중국 등이 부분궤도폭격체계(FOBS)를 활용, 우주조약의 WMD 설치 금지 조항을 비켜 가는 사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FOBS는 핵무기를 일단 지구 궤도 위에 올린 다음 적절한 시점에서 다시 역추진을 통해 지상에 투하하는 방식이다. 핵무기를 우주로 쏘아 올리지만, 궤도를 한 바퀴 돌기 이전에 지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우주조약 위반 논란을 피할 수 있다는 것. 이 때문에 FOBS는 북한이 개발할 수 있는 여러 옵션 중 하나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