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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20년 07월 29일(水)
수도이전에 기업들 본사도?…“수도권 집값 잡으려다 기업경쟁력 잡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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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기업도 나서주길”

재계·전문가들“인프라 부족
규제 완화가 더 시급해”지적


여당이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 안정을 명분으로 행정수도 이전 카드를 다시 꺼내 들면서 기업들이 세종시 이전 압박을 받지는 않을지 좌불안석인 모습이다. 과거 세종시의 자족 기능을 위해 정부가 기업들의 세종시 이전을 적극 유도했던 전례가 있었기 때문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2004년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 이후 16년 만에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불을 붙이면서 기업의 세종시 이전 이슈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정부·여당에서 기업의 세종시 이전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김사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지난 24일 국회 강연회에서 대기업 본사의 세종시 이전 가능성에 대해 “기업이 나서주면 좋다”며 “그런 조건을 우리가 만들면 성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정부·여당이 기업의 세종시 이전을 요구하지 않을지 내심 불안해하고 있다. 이미 전례가 있다. 2009년 11월 정운찬 당시 국무총리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을 대상으로 “기업인들이 세종시가 진정한 자족 기능을 가진 도시가 될 수 있도록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며 대기업 본사의 세종시 이전을 요청한 바 있다. 당시 임명 두 달밖에 안 된 ‘실세 총리’가 재계 회장단과의 첫 만남에서 한 말이라 무게감이 남달랐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대기업들은 세종시 이전에 대해 손사래를 치며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아무리 정부가 요청한다고 해도 회사를 이전하는 결정은 기업 경영에 득이 될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세종시가 금융을 비롯해 기업 경영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가 갖춰진 서울만큼 제도·설비를 구축하지 못한 상황에서 본사 이전은 위험한 실험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A 대기업 관계자는 “행정수도 이전이 수도권과 지방 부동산의 가격 격차를 줄이고 장기적으로 분산효과에 긍정적일 수는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는 서울이 이미 글로벌 도시로서의 입지를 갖춘 상황에서, 세종시가 서울만큼의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경제적 이점을 준다는 판단이 서야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기업의 세종시 이전에 부정적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세종시를) 행정수도보다 기업도시로 만들려고 했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럴 공간도 없고 의미가 없다”며 “자유무역과 같은 혜택이 있는 인천 송도 정도라면 모르겠지만, 국내 기업들은 (세종시 이전으로) 어차피 혜택을 받을 수도 없기 때문에 기업 규제 완화가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기업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네트워크인데,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면 이것이 가능하겠는가”라며 “변화한 사회 환경에 맞춰 수도권 입지규제 등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임대환·김온유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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