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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20년 07월 31일(金)
‘벼락치기 입법’으로 전셋값 2년 묶어…차기대선 ‘호재’ 겨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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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 품귀 ‘임대차 3법’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서울을 중심으로 전셋값 폭등 및 전세 품귀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30일 서울 송파구 한 상가 부동산중개업소의 매물 정보란이 비어있다. 연합뉴스
전문가 “정책 적응기 거친후엔
시장 안정 국면 접어들 가능성”
2년후 계단식 폭등 후폭풍 뻔해
이후 부담은 다 세입자 몫으로


오는 12월 결혼을 앞둔 회사원 박찬종(35) 씨의 모바일 메신저 대화방은 부동산 정책으로 연일 시끄럽다. 박 씨와 친구들이 모인 대화방 분위기는 크게 양분된다. 일찍 결혼해 미리 전셋집을 구해 둔 친구들은 이번 정책을 열렬히 반긴다. 반면 박 씨처럼 결혼을 앞두고 전셋집을 구해야 하거나 기존 전세 만기로 새로 집을 알아봐야 하는 이들은 전월세 상승을 부추기는 정책에 분노하고 있다. 박 씨는 “올 초에 전세를 연장한 친구는 ‘시세가 거의 2배로 뛰었다. 앞으로 2∼3년은 전셋값 걱정 없이 살 수 있다’고 안도하더라”며 “나 같은 사람은 주말 내내 집을 보러 다녀도 괜찮은 전세 매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토로했다.

31일부터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 2법’이 우선 시행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후폭풍이 요란하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전세 계약을 연장한 세입자들의 전세 만기가 도래하는 오는 2022년 8월 이후, 집주인들은 전셋값을 대거 높이거나 월세로 전환해 집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2년이 지난 뒤부터는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문자 그대로 ‘전세 대란’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세입자를 위한 정책이 도리어 세입자들을 힘들게 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 논리에 안 맞는 정책으로 중장기적으로는 공급이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2년에서 4년 안에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기존에 전월세 계약을 맺고 입주한 세입자는 같은 집에서 2년간 더 거주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전문가는 정책 시행 이후 적응기를 거치면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도 보고 있다. 특히 차기 대통령 선거가 2년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은 여당에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학 교수는 “전세 물량이 줄어들면서 전세가가 상승하는 듯한 양상을 보인 뒤 시장은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며 “집값이 잡히면 선거를 앞둔 여당에는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선거에서 이익을 얻겠지만, 그 이후의 전셋값 폭등 부담은 고스란히 세입자들이 감당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또 짧게는 2년, 최대 4년 단위로 전월세 가격이 계단식으로 급등하는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날부터 시행된 임대차 2법 때문에 전월세 가격을 시세대로 반영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그간의 인상분을 한꺼번에 올려받으려 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같은 집에서 오래 살 수 있었던 세입자도 4년마다 새로 전셋집이나 월셋집을 찾아 헤매야 할 가능성이 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임대차 제도와 보유세 개편으로 집주인들이 전세보다는 월세나 반전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질 것”이라며 “당장 오는 가을부터 신혼부부들은 전세를 구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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