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확대론 주택공급 한계… 낡은 용도지구제 바꿔야”

전문가들 부동산대책 제언

공공분양에 재건축조합 반발
용적률 인센티브 효과없을듯

현재 11개로 나뉜‘용도지역’
역세권 개발 등에 제약 많아
단순화 뒤 용적률 확 풀어야

정부가 다음 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택 공급 대책에 공공 유휴부지와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확대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이지만, 재차 한계를 노출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개발업계와 전문가들은 단순히 용적률 확대만으로는 양질의 주택을 다량으로 공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부지의 경우 임대주택 위주 공급이 불가피하고, 재개발·재건축 사업지의 주택 공급은 뚜렷한 물량 한계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현행 용도지역·지구제를 개편해 적극적인 주택공급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31일 부동산개발업계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용적률 확대(인센티브 제공)를 통한 주택 공급은 서울 강남권과 양천구 목동 일대 재건축단지와 집주인들의 참여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 때 인센티브를 많이 준다고 해도, 공공분양을 위한 토지 공공기부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보다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강남권의 한 재건축조합 임원은 “특정 재건축 조합에 늘어나는 용적률의 절반을 기부하라고 할 경우 이에 호응하는 재건축단지가 몇이나 되겠냐”며 “공공기부를 받기 위한 용적률 인센티브로는 재건축 조합원들을 유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 도심에 주택공급을 제대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용도지역·지구제를 단순명료하게 개편해야 한다고 부동산 개발업계는 지적한다. 현행 용도지역·지구제는 지난 2000년 개편·시행된 제도인 만큼, 이제 전면 개편을 통해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용도지역은 △개발제한구역 △시가화조정구역 △자원보호구역 △지구단위계획구역 등으로, 용도지구는 △공업지역 △준공업지역 △상업지역 △일반상업지역 △주거지역 △준주거지역 등 11개로 나뉘어 있다. 앞으로 용도지역·지구제를 단순명료하게 △그린벨트 △자원보호구역 △상업·공업·주거·공원 지역 등으로 개편한 후 용적률 확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재건축단지 용적률 인센티브나 공공부지 용적률 확대를 활용한 서울 주택 공급은 질 좋은 분양주택을 대거 공급하지 못한다는 명백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며 “용도지역·지구제를 대폭 개편해 각 용도지구의 용적률 최대치를 적용하면 서울 도심 주택 다량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도 “현행 용도지구제는 20여 년 전에 개편된 토지의 이용행위를 규제하는 제도여서, 역세권 주거복합단지 등의 건설에 많은 제약을 주고 있다”며 “집값 급등세를 누그러뜨리고 서울 주택난 해소를 위해서는 용도지구제 단순화를 통한 용적률 확대로 분양 주택 다량 공급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