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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0년 08월 01일(土)
‘빛이 나를 기다린다’ 사진전 여는 최남수 서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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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남수 서정대 교수는 “빛, 하늘, 자연을 바라보면 좁아진 숨통이 넓어지는 경험을 하실 것”이라고 했다.

“어려운 시기에 빛이 주는 풍요와 위로에 노출되는 기회를 가지셨으면”

“형의 활동 반경이 어디까지 확장될 지 궁금하네요.” “후배의 능력은 다방면에 모두 뛰어나구먼.”

최남수 서정대 교수가 사진전을 연다는 소식에 언론계 선후배들은 이런 말로 축하를 했다. 그는 언론계에서 주로 경제 기자로 필명을 떨쳤다. MTN 보도본부장을 거쳐 대표를 지냈고 YTN 사장을 하는 등 경영 쪽에서도 크게 활약했다. 그런 그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사진과 시작(詩作)활동을 꾸준히 했던 것은 주변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그는 오는 8월 6일부터 16일까지 ‘빛이 나를 기다린다’를 주제로 첫 사진전을 연다. 서울 충무로에 있는 갤러리 겸 독립서점인 ‘보위옥(普偉屋)’에서다. 최근 6년 간 찍은 사진 중에서 빛의 변화와 그 다채로운 색감을 담은 작품 23점을 선보인다. 제주도를 비롯해 인천, 속초, 남한 강변 등 국내의 친숙한 지역에서 빛이 변화하는 찰나를 포착한 사진들이 대부분이다. 말레이시아 여행 중에 찍은 사진도 일부 포함돼있다는 것이 그의 귀띔이다.

‘르네상스 형 인간’인 그에게도 사진전은 예기치 않은 일이었다. “취미 활동으로 해온 사진이어서 전시는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대학 친구가 최근 갤러리를 열면서 기회를 줘서 용기를 냈습니다. ”

그가 언급한 친구는, 서울대 경제학과 79학번 동기인 김재준 국민대 국제통상학과 교수이다. 김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문화예술의 모든 장르를 실험하겠다는 정신으로 최근 보위옥을 열었다. 김 교수 역시 경제학 박사이면서 국민대 박물관장을 지내고 미술전시회를 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약해왔다. ‘유유상종’의 우정이 이번 협업 전시를 성사시킨 셈이다.

최 교수는 이번 사진전에 붙이는 글에서 이렇게 되돌아봤다. “빛을 찾아다니고 기다리는 발걸음은 구도(求道) 를 위한 몸짓이었다. 빛이 늘 자리에 머물며 내가 고개를 돌리길 기다리고 있음을 아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의 작품은 빛이 변화하는 경계의 시간을 기다리다가 그 단면을 섬세하게 잘라내듯 담아낸 것들이다. 빛과 피사체의 접점에서 번져가는 시공(時空)의 독특한 색감이 담겨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빛의 변화를 특별히 추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처음에 사진을 시작한 것은 10년 전쯤 됩니다. 한강에 나가 자전거를 타는 데 일출과 일몰 전후, 즉 낮과 밤이 바뀌는 ‘경계의 시간’에 펼쳐지는‘시공’의 색감이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어스름의 빛깔은 가슴을 벅차게 했습니다. 밝음과 어둠이 겹치며 변화의 힘을 내포한 빛에 매료됐습니다. 그래서 빛과 자연,빛과 피사체가 만나는 접점에서 발현되는 빛의 변화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빛 앞에 서면 마음의 부유물이 연소되고 새 살이 돋아나는‘갱생(更生)’의 느낌을 선물로 받게 됩니다. 감사한 일이지요.”


그는 그런 감사한 마음을 전시회 관람객들이 얻어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모두 일상에 바쁘고 어려운 일에 힘드시고 그럴텐데 한 발자국 비켜 서서 빛이 주는 풍요와 위로에 노출되는 기회를 가지셨으면 합니다. 땅에 집중된 시선을 돌려 빛, 하늘, 자연을 바라보면 좁아진 숨통이 넓어지는 경험을 하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거기에서 다시 트인 안목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힘을 얻게 될 것이고요. 빛 앞에 선다는 것은 숨을 고르고,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새롭게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빛을 바라보는 시선을 가다듬고 사진을 진화(進化)시켜 나가보겠다고 했다. 촬영 작업을 통해 느낀 삶에 대한 묵상을 사진과 에세이를 결합한 책으로 출간하는 것이 ‘위시 리스트’에 들어 있다. 그는 포토에세이집 ‘그래도 뚜벅뚜벅’과 디카시집 ‘더 맑아져 꽃이 되겠지’를 출간한 바 있다.

그는 향후 언론 활동을 재개하기 보다는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연구활동을 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했다. “서정대에서 감사하게도 기회를 주셔서 봄 학기부터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미국 유학시절 2년 동안 학부 강의를 영어로 한 적이 있는데 그 경험을 살려 서정대에서도 외국인 학생들에게 ‘호텔 영어(Hotel Guest Service English)’를 가르쳤습니다. 앞으로도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강의를 하고 싶습니다.”

그는 후학 양성을 하는 한편으로 경제 현안을 깊게 진단하는 칼럼을 각 매체에 쓰고 있다. ‘한국 경제 딱 한 번의 기회가 있다’, ‘교실 밖의 경제학’ 등 저서를 펴낸 경제 전문가로서 저술 작업과 함께 강연 활동을 계속 해 나갈 계획이다.

“언론 외부에서 심층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이코노미스트로서 지평을 열어나가고 싶습니다. 유튜버로도 활동 하고 있는데 호흡을 길게 하며 키워나가보고 싶고요.”

빛의 경계를 탐색해 빼어난 사진 작품을 건져 올린 것처럼 그는 앞으로도 다방면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며 삶의 색감을 다채롭게 뿜어낼 것으로 보인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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