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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림 에세이 게재 일자 : 2020년 08월 04일(火)
무릉도원이 심산유곡에만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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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열, 신무릉도원도, 140×140㎝, 천에 먹, 아크릴, 2015
이상향이라 일컫는 ‘유토피아’는 그리스어 어원상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이쪽의 유토피아인 ‘무릉도원’은 꿈에서나 볼 수 있는 낙원이지만, 어딘가 있음 직한 곳이기도 하다. 힘겹고 고단한 현실에서 도피하려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신기루지만, 멀지 않은 곳일 수도 있다. 도연명이 ‘도화원기’에서 노래하는 무릉도원의 본질은 자연회귀 세계관이다. 화가 왕열에게도 오랜 작업의 영감이 여기서 시작됐다. ‘新무릉도원’ 역시 심산유곡이 아닌 소박한 자연이다. 신선이 떠난 곳에 자리한 말 형상의 아이콘이 목가적 자연임을 역설하는 인장(印章) 같다.

무릉도원의 새 개념. 공간적으로는 치유와 휴식의 범주이며, 시간적으로는 어떤 초월적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다. 도원경의 찰나적 경지를 설명하듯 필치가 경쾌하다. 푸른 수풀 사이로 물소리도 들린다. 자신이 자연임을 깨닫고 섭리에 순응하면, 그거야 삶 도처에 있는 것이지.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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