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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게재 일자 : 2020년 08월 05일(水)
베이루트서 대형폭발 4000명 사상… “버섯구름이 도시 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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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루트=AP/뉴시스]4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일어나 한 부상자가 현장에서 걸어 나오고 있다. 폭발로 거대한 버섯구름이 떠 오르고 항구 상당 부분이 파괴됐으며 시내 곳곳의 건물이 부서지면서 유리와 문짝 등 파편으로 많은 부상자가 생겼다. 2020.08.05.

항구서 두차례 폭발… 지진까지
건물 수십채 파괴 암흑도시로
레바논 “질산암모늄 2750 t
보관됐던 창고서 폭발 시작”
2주간 비상사태 긴급 선포
트럼프 “지원할 준비 돼 있다”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4일 대규모 폭발이 두 차례 발생해 최소 78명이 사망하고, 4000여 명이 다쳤다. 핵폭발을 연상시키는 버섯구름 모양의 연기가 순식간에 도시 전체를 삼키면서 “레바논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사고”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단 레바논 당국은 항구 근처 창고에 적재돼 있던 2750t 규모의 질산암모늄을 폭발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사고에 무게를 둔 상태다.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쯤 베이루트 항구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 규모 3.5의 강진이 발생했고, 항구 전체와 주변 건물들이 파괴됐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질산암모늄 약 2750t이 2014년 한 화물선에서 압수된 후 항구 주변 창고에 6년간 무방비 상태로 보관돼 있었으며, 이곳에서 폭발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질산암모늄이 폭발할 땐 이산화질소가 방출되면서 주황색 구름이 형성되는데, 사고 현장에서 이를 실제로 목격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사고 현장은 아비규환 상태다. “항구뿐 아니라 도시 전체가 암흑에 휩싸였다” “거리는 유리 파편으로 뒤덮였고, 사람들은 피투성이였다” 등 목격담도 쏟아지고 있다. 베이루트 항구에서 치솟은 불길이 거대한 연기 기둥으로 피어오르면서 주변 건물을 뒤덮었고, 폭발로 인한 충격파는 지중해를 넘어 200㎞가 떨어진 키프로스에서도 감지될 정도였다. BBC 특파원은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로 시신들이 가득했고, 부상자를 태운 오토바이들은 레바논 전역에서 몰려든 구급차로 가득한 거리를 뚫고 지나갔다”고 전했다. 사고 현장을 둘러보던 마르완 아부드 베이루트 주지사도 “도시가 완전히 파괴됐다”면서 눈물을 쏟았다.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에는 호주인 1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폭발지점 인근에 위치한 호주 대사관은 유리창의 95%가 깨졌고, 독일 대사관도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레바논 정부는 베이루트에 2주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태 수습을 위해 1000억 레바논 파운드 규모의 긴급 예산을 배정하는 등 긴급 대응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레바논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고, 영국·프랑스·카타르·쿠웨이트 등도 줄줄이 원조를 약속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레바논의 경제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975∼1990년 장기 내전을 거치며 레바논에 닥친 경제 위기는 전체 인구의 3분의 1을 빈곤선 아래로 추락시켰고, 이후 정부 개혁도 실패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비율은 현재 세계 3위 수준인 170%로 상승한 상태다. 지난해 10월에는 왓츠앱 등 메신저 프로그램에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정부 계획이 발표되면서 10여 년 만에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일기도 했다. 실업률이 이미 25%까지 치솟은 와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이어 이번 폭발사고까지 이어지면서 경제악화뿐 아니라 정권 존립도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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