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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20년 08월 05일(水)
‘탐정사무소’ 합법화… 한국판 ‘셜록 홈스’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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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부터 ‘탐정사무소’ 합법화

실종가족 찾기·보험사기 조사
사생활 침해·흥신소 전락 우려…“국가공인 자격 도입해야”

1977년 금지됐던 ‘탐정’ 명칭
지난 2월 국회서 法조항 삭제

소송자료 수집대행 등 합법화
‘민생치안 역량강화’효과 기대

경찰관계자 “국가가 관리해야
사생활침해 등 불법행위 근절”


5일부터 국내에서도 ‘탐정사무소’개업이 공식적으로 가능해지면서 은퇴를 앞둔 경찰관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탐문·관찰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탐정은 해외에선 교통사고·화재·보험사기 등 단순 사건부터 기업 부정조사 등 심화 추적을 통해 검경 수사 결과나 법원 판결을 뒤집는 ‘스모킹건’ 역할을 해왔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도 영국 인기 소설의 주인공 ‘셜록 홈스’같은 명탐정이 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사생활 침해 등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간판만 그럴듯한 흥신소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가공인자격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소관으로 마련됐거나 발의된 법안만 7건에 이를 정도로 그간 탐정 관련 논의는 숱하게 이뤄져 왔으나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1999년 ‘공인탐정에 관한 법률안’이 마련됐으나 15대 국회에서 발의되지 못했다.

이후에도 17대 국회에서 ‘민간조사업법안’, 18대 국회에서 ‘경비업법 일부개정안’, 19대 국회에서 ‘경비업법 전부개정안’ ‘민간조사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안’, 20대 국회에서 ‘공인탐정법안’ ‘공인탐정 및 공인탐정업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됐으나 모두 미완에 그쳤다.

탐정업이 가능해진 것은 2018년 6월 헌법재판소가 탐정 명칭 사용 가능 결정을 한 데 이어 지난 2월 국회에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서부터다. 탐정업과 탐정 명칭 사용은 1977년 제정된 이 법에 따라 금지됐지만, 이번에 해당 조항이 삭제되면서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5일부터 전격적인 시행을 맞게 됐다.


해당 소식을 가장 반기는 쪽은 퇴직을 앞둔 경찰관들이다. 일부 고위직 경찰관이 퇴직 후 로펌이나 대기업 고문 등으로 영전했던 것과 달리 일선 경찰관은 경비·보험업체 등을 제외하면 노후 진로 선택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인생 2막을 열어젖힐 새로운 업종 등장에 전·현직 경찰관들을 중심으로 탐정 관련 자격증 취득 열풍이 불고 있다. 심지어 주상용 전 서울지방경찰청장도 지난달 25일 동국대 PIA(민간조사원) 최고위과정을 수료하는 등 탐정 관련 자격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는 추세다. 은퇴를 앞둔 한 경찰 관계자는 “노후 대비를 위해 행정사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이 직업에 대한 수요도 없을 것 같고 적성과도 맞지 않을 것 같다”며 “탐정은 경찰 근무경험을 살려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국내 탐정 관련 자격증은 모두 12개로 지난해 기준 3689건이 누적 발급됐다. 현재 알려진 탐정 관련 자격증들은 모두 민간 자격증이다. 여전히 국가공인 자격증은 존재하지 않아 탐정업이 허용됐음에도 ‘반쪽짜리’ 업종에 그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부터 자격증 없이도 사무소 개업이 가능해지면 흥신소나 심부름센터가 버젓이 ‘탐정’ 간판을 달고 영업을 할 수 있다. 업무 중 미행·뒷조사 등 불법행위가 빈번히 발생할 수 있으므로 경찰, 탐정업계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21대 국회에서 국가공인탐정제도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공인탐정제도가 도입되면 수사·형사·여성청소년 분과에서 근무했던 경찰관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실종가족 찾기 대행 △소송 자료 수집 대행 △보험사기 조사 △지식재산권 침해 여부 조사 등 현재 불법인 서비스가 합법화되기 때문이다. 그간 공인탐정제도가 도입되지 못했던 이유는 ‘사생활 침해 문제가 심해질 것’이라는 법조계의 반발 때문이었다. 그러나 경찰, 민간탐정업계 관계자들은 관리·감독 및 적발이 사실상 불가능한 현재의 음성화된 시스템이 더 큰 문제라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공인탐정제도가 도입돼 허가받은 업체가 국가의 관리·감독을 받게 되면 사생활 침해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며 “한국의 경우 사기·고소의 85% 정도가 형사사건이 아닌 단순채무불이행 등 민사사건인데, 공인탐정제도 도입으로 경찰력 낭비가 해소돼 되레 민생 치안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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