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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20년 08월 05일(水)
월세가 선진국형?… 獨, 임대료 급등에 ‘세입자 면접’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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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의 천국’이라 불리는 獨
규제 빈틈 노려 월세 계속 올려
도심 집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

월세로 ‘소득의 절반’ 내는 美
코로나 사태로 실업률 치솟아
2800만 세입자 강제퇴거 위기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일자리를 잃은 세입자들이 몇 달째 월세를 내지 못해 강제 퇴거할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도시개발 연구소 어번 인스티튜트는 세입자 1230만 가구, 2800만 여명이 8∼9월 중 강제 퇴거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입자의 소득이 불안정할 경우 월세의 주거 안정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보여주는 명백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외국에서는 ‘꿀복지’라며 오히려 부러워하고 있는 우리나라 전세제도를 월세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붙이며 적극적 옹호 정책과 주장을 펴고 있는 국내 여권, 정부의 움직임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커질 개연성을 보여준다.

5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컬럼비아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미국 노숙자가 4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예기치 못한 사태는 미국의 주택 임대차 제도가 월세뿐이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미국 국민 3분의 1인 1억 명(4300만 가구)이 월세로 살고 있으며, 상당수는 소득의 절반 정도를 월세로 낸다. 한 달 벌어 한 달 사느라 저축을 거의 못하는 형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실업률이 급증하면서 서민·중산층 가계 지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월세를 못 내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도 독일, 미국 등 해외 선진국처럼 전세가 사라지고 ‘대 월세 시대’가 열리면 △임대주택 물량 부족 △집주인의 세입자 면접 △주거 질 노후화 △주거비 상승 등의 문제가 한꺼번에 발생해 심각한 후유증과 부작용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세입자들의 천국’으로 불리는 독일은 강력한 세입자 보호정책에도 불구, 임대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해 월세가 급등했다. 민간 기업과 집주인들은 리모델링한 주택이나 신규 세입자를 받을 때 임대료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빈틈을 노리고 임대료를 계속 올렸다.

임대 주택 공급이 줄어들면서 세입자들은 취업준비생처럼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입주 면접’을 봐야 한다. 애완동물이나 동거 가족의 유무는 물론이고 직종과 정규직 여부, 개인 신용 정보 및 보험 청구 이력 등까지 제출해야 한다. 그럼에도 독일 주요 도심에서는 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실정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독일에서는 집주인의 ‘면접 갑질’이 일상적이며, 집에 문제가 발생하면 세입자가 집을 직접 고쳐야 하는 어려움도 따른다”며 “전세가 훨씬 안정적이고 비용도 적게 드는데도 월세 전환을 강변하는 논리는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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