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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포커스 게재 일자 : 2020년 08월 06일(木)
미국인의 일상 된 中플랫폼… 하루 66분 머물며 놀이·정치행동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미·중 新냉전’ 최대 전선… 틱톡이 뭐기에

2016년 출시 이후 다운로드 20억건
올해 상반기엔 게임 제외하고 1위
온라인 세상 장악 中기술굴기 상징

美서도 페북 제치고 SNS사용시간 1위
댄스 영상 올리고 정치적 집단행동도
10대 60% 이용… ‘Z세대=틱톡세대’

트럼프 행정부 ‘中공산당 연계’ 의심
“개인정보 광범위하게 수집” 제재 나서
인도, 사용금지… 日·호주, 조사 착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중국 기업이 만든 앱 ‘틱톡(TikTok)’의 미국 내 사용 금지를 선언한 뒤로 틱톡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미국 내 반발 여론을 의식해 “오는 9월 15일까지 마이크로소프트(MS)나 다른 미국 기업이 틱톡을 사지 않으면 틱톡 사업은 문을 닫게 될 것”이라며 다소 톤을 낮췄지만, 미국의 틱톡 제재 수위에 따라 미·중 갈등이 한층 더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엔 틱톡 제재 조치가 미국을 넘어서 반(反)중국 노선을 걷고 있는 인도·호주·일본 등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도대체 틱톡이 뭐길래, 틱톡은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신(新)냉전’의 한복판에 서 있게 된 걸까.

◇전 세계 다운로드 1위 틱톡, 본 모습은 中 공산당 스파이? = 틱톡은 중국 인터넷기업 바이트댄스가 2016년 9월 출시한 앱으로, 15초짜리 동영상을 제작해 공유하는 SNS 플랫폼이다. 전 세계 10∼20대들이 열광하면서 이른바 ‘대 히트’를 쳤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제치고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신규 다운로드 순위(게임 앱 제외) 1위를 차지할 정도다. 누적 다운로드 횟수는 현재 20억 건을 넘어섰으며 150개가 넘는 국가에서 8억 명 이상이 틱톡을 사용하고 있다. 다운로드 수는 인도가 5억 건으로 가장 많지만, 미국도 만만치 않다. 인도, 중국 다음으로 1억3000만 회 다운로드 됐으며 1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하루 이용자가 80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인의 하루 평균 틱톡 이용 시간은 66분에 달한다.

사실상 미국인의 일상이 돼 버린 틱톡. 그런데 왜 트럼프 행정부는 틱톡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걸까. 중국 정부가 틱톡을 통해 미국인의 개인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틱톡이 중국 공산당과 연계돼 있다는 의구심까지 품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국내법상 중국 정부가 기업의 시스템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고 진단한 바 있다.

틱톡이 중국 ‘기술 굴기’의 상징이 된 것도 미국이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부분이다. 틱톡은 중국 시장 내에서 몸집을 키운 알리바바나 위챗 등 ‘1세대 중국 플랫폼’과 달리 세계 시장에서 처음으로 인정을 받은 ‘2세대 중국 플랫폼’으로 분류된다. 이에 NYT의 표현에 따르면 “미국인이 처음으로 중국 SNS 플랫폼의 영향을 받는 세상에 살고 있는 상황”이 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과 함께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華爲)를 정조준하는 배경에는 미·중의 ‘기술 전쟁’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이유다.

◇정치판까지 뒤흔드는 ‘틱톡 세대’ = 미국의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출생자들)는 가히 ‘틱톡 세대’라 불릴 만하다. 틱톡 사용자의 약 40%는 16∼24세 사이이며,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10대 5명 중 3명은 틱톡을 사용하고 있다. 평소에는 유행하는 ‘짤(짧은 동영상)’을 공유하거나 립싱크, 댄스, 일상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올리며 ‘놀이’에 집중하지만, 때론 놀라운 결집력으로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집단행동을 보여주기도 한다.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의 ‘털사 유세’의 흥행 참패가 대표적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 측은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개최한 대규모 유세장 곳곳에 빈자리가 보이자 “과격한 흑인 인권 시위대 때문”이라고 해명했는데, 당시 미국 언론들은 ‘틱톡 10대들(TikTok Teens)’의 조직적인 ‘노쇼 시위’를 배경으로 지목했다. 그중 하나가 ‘틱톡 할머니’란 별명을 가진 한 여성이 노예해방 기념일(6월 19일)에 흑인 학살의 역사가 있는 털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하는 것에 분노하며 ‘유세 예매만 하고 참석하지 말기’라는 시위를 벌이자고 제안한 영상이다. 그의 영상은 틱톡에서 하룻밤 사이 25만 회가 넘게 공유됐고, 다른 SNS에도 옮겨지면서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최근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틱톡 사용 금지 검토에 맞서 보복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캠프가 타깃이다. 외신에 따르면 틱톡 사용자들은 그의 선거캠프 앱에 10만 개가 넘는 ‘별 한 개’ 짜리 부정적인 평가를 쏟아내며 ‘최악의 앱’ ‘다운로드하지 마라’는 글을 올리고 있다. 한 10대는 블룸버그 통신에 “Z세대에게 틱톡은 아지트인데 트럼프가 위협하고 있다”면서 “우릴 방해하면, 우리도 당신을 방해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틱톡 이용자들에게 된통 당한 건 트럼프 대통령뿐만이 아니다. 최근 틱톡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피자가게 지하에서 아동 성매매 조직을 운영했다’는 내용의 가짜뉴스, 이른바 ‘피자 게이트’가 다시 한 번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미국 대선을 코앞에 두고 민주당을 긴장케 했다.

◇인도는 사용금지, 이집트는 풍기문란죄 물어 =틱톡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관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과 국경 문제로 무력 충돌을 벌였던 인도는 미국보다 앞선 지난 6월 말 “중국 앱들이 인도의 주권, 안보, 공공질서를 침해했다”면서 틱톡, 위챗 등 59개 중국산 앱의 사용을 금지했다. 인도는 틱톡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나라로 꼽힌다.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호주도 틱톡의 데이터와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점검하고 안보에 잠재적인 위협이 되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일본 역시 틱톡 제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집권당인 자민당 의원들로 구성된 ‘룰(규칙)형성전략의원연맹’은 “중국산 앱을 통해 개인정보가 중국 정부에 유출될 수 있다”며 일본 정부에 틱톡을 비롯한 중국산 앱에 대한 조사를 촉구할 계획이다. 유럽연합(EU)은 아직 공식적으로 틱톡에 대한 경고나 금지 조치를 내리진 않고 있지만, EU의 사생활 침해 감시기구가 지난 7월 중순 틱톡의 개인정보정책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는 틱톡 동영상이 ‘외설적’이라며 문제로 삼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18년 ‘포르노그래피, 부적절한 콘텐츠와 신성모독’을 이유로 틱톡을 며칠간 금지한 바 있으며, 파키스탄은 지난달 “부도덕하고 외설적이며 상스러운 콘텐츠를 삭제하지 않으면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이집트에서는 한 여성 인플루언서가 틱톡에 올린 댄스·립싱크 동영상이 “방탕함과 부도덕함, 본능을 자극했다”는 이유로 징역 3년 형과 벌금 30만 이집트 파운드(약 2250만 원)를 선고 받았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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