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책에 마음 적어 고백한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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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헌(33)·박유영(여·32) 부부

저(유영)와 남편은 한 식당 옆 테이블에서 식사한 인연을 계기로 만났습니다. 지난 2017년 부산 사람인 저는 회사 출장차 2박 3일간 서울에 방문하게 됐습니다. 둘째 날 서울에 사는 친오빠와 한 초밥집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저녁 제 SNS에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메시지가 와있었습니다.

“저 어제 초밥집 옆 테이블에서 식사한 사람인데요. 미인이셔서 반했습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저녁 먹은 사진을 올리며 해당 상호를 해시태그로 표시했는데, 남편이 그 태그를 통해 제 SNS를 찾아낸 것이었습니다.

저는 당황했습니다. 서울엔 잠시 올라온 거고, 부산에 다시 내려가야 한다고 에둘러 거절하는 답장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자신도 대구 사람이라고 반가워하면서 말을 이어갔습니다. 계속 오는 남편의 연락에 저는 결국 제 전화번호를 알려줬고 통화를 하게 됐습니다. 모르는 사람인데도 낯설지가 않고 말이 정말 잘 통했어요. 어떤 날은 5시간 이상 통화가 이어졌죠.

이후 어느 봄날, 남편이 부산으로 내려왔습니다. 직접 만나니 더 떨리고 호감이 생겼습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남편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저에게 건네더군요. 책 앞장에는 마음을 고백하는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베르테르가 로테를 처음 보고 반한 그 기분을 느끼게 됐다고요. 평소에 독서를 사랑하는 저는 제 취향에 딱 맞는 고백에 운명을 직감했어요. 그렇게 연애가 시작됐습니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장거리 연애를 하다 제가 서울로 이직했습니다. 이후 남편에 대한 애정은 점차 확신으로 변했습니다. 1주년이었던 지난 2018년 5월 3일, 남편에게 프러포즈했고, 지난해 봄 저희는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오빠, 내가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이 오빠와 결혼한 거야. 나를 발견해 줘서 고마워! 늘 지금처럼 사랑하면서 살아가자.”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