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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0년 08월 06일(木)
OTT가 재편한 영화시장 속 수입배급사들의 생존권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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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배협 “저작권료 배분 방식 문제 있다” vs 왓챠 “OTT 서비스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은 이해할 수 없어” 충돌
코로나19 환경 속 폭발적 성장 OTT에 대한 영화수입업계의 박탈감 토로
8월 중 공청회 열 것


거침없이 성장해온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연관 산업의 갈등이 점차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엔 영화업계가 불만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음악·영화 등 콘텐츠 산업 전반에서 ‘언택트(Untact·비대면)’ 비즈니스가 활발히 도입되면서 상대적으로 벼랑 끝에 몰렸던 기존 영화업계의 난맥상이 결국 수면 위로 떠오른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사단법인 영화수입배급사협회(수배협)가 OTT의 저작권료 배분 방식을 반대하며 돌연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수배협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달 ‘한국 영화시장의 독자적 주문형비디오(VOD) 생존 방법, VOD 시장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대처 방안’을 주제로 공청회를 열었다. 그 결과, 국내 OTT 서비스 플랫폼인 왓챠, 웨이브 등에서의 영화 콘텐츠 서비스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배협은 그린나래미디어, 누리픽쳐스 등 13개 회원사로 구성됐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가 직배(직접 배급) 체제로 바뀐 이후 중소 규모 상업영화, 예술영화, 독립영화 등 다양한 작품을 국내에 소개했다. 영세하지만 ‘다양성’ 측면에서 제 역할을 해왔다.

최근엔 SK·KT·LG 등 IPTV(인터넷서비스TV)를 통해 비교적 안정적인 수입을 올렸다. 극장 개봉에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나 국내 대형 투자·배급사의 ‘텐트폴 영화(핵심적 상업영화)’에 뒤지지만, 집에서 나 홀로 영화를 즐기는 소비 패턴이 확산하면서 개봉 시장보다 부가판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월정액으로 무제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OTT가 등장하면서 이런 안정적 환경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극장 개봉→IPTV→OTT로 이어지는 유통 단계의 중간이 생략되거나, 혹은 각 유통 단계의 홀드백(개봉 후 다른 플랫폼에서 유통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이 치명적 역할을 했다. 넷플릭스 같은 OTT는 가입자가 폭증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영화수입배급사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경험했다.

수배협은 “문제는 콘텐츠 저작권자(영화수입배급사)에 지급되는 저작권료 배분 방식이다. 월정액제인 OTT는 시청한 수 만큼의 금액을 정산하는 게 아니라 영화·드라마·예능 등 모든 영상 콘텐츠의 시청 수에서 비율을 따져 정산한다. 이는 영화 콘텐츠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방식”이라며 “TV 드라마, 예능의 경우 전부를 보기 위해 여러 회차를 클릭해야 하지만, 영화는 2시간짜리 한 번의 관람으로 끝나기 때문에 전체 매출에서 관람 회차 수 비율을 나누는 정산 방식으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영화 1편을 보는데 IPTV에서는 건당 3000원이 결제된다면, OTT는 편당 100원 이하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배협은 “영화 콘텐츠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거나, 영화만을 위한 개별 과금 시스템을 마련할 때까지 콘텐츠 공급을 중단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이달 중에 한국영화산업에서 디지털 유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대공청회를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왓챠는 같은 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수배협의 주장을 반박했다. 왓챠는 “그동안 콘텐츠 권리사들과의 계약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정산해왔다. 투명한 정산 시스템을 도입하고, 매년 엄격한 감사를 통해 공정한 정산을 해왔음을 밝힌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수배협은 콘텐츠 이용자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구독형 OTT 서비스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며 “홀드백에 따라 극장 상영을 끝낸 영화들은 IPTV를 거쳐 마지막에 OTT에서 서비스된다. 왓챠는 오히려 다양한 구작이 더 많은 관객에게 소비되고 이를 통해 저작권자에게 새로운 수익이 발생되도록 노력했다. 이런 상황에서 ‘영화만을 위한 개별 과금 시스템을 마련하라’는 주장은 왓챠에 구독형 OTT 모델 자체를 버리고, IPTV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해명했다.

왓챠 측은 “OTT에서 사용되는 음악에 대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저작권료 현실화를 주장해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또 이런 일이 발생해 난처하다. OTT가 마치 부도덕한 업체인 것처럼 받아들여질까 봐 이렇게 입장을 내게 됐다”면서 “차라리 수익배분 비율을 올려달라고 했으면 될 텐데 OTT 서비스 방식 자체를 문제 삼는 건 이해할 수 없다. 어쨌거나 공청회뿐만 아니라 각 수입배급사, 영화산업 관계자와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라면 언제든지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웨이브도 “수배협이 제안한 공청회는 얼마든지 참석해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면서도 “하지만 OTT 공룡인 넷플릭스는 쏙 빠진 상태에서 국내 OTT만을 겨냥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관해 수배협은 “OTT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건 인정한다. 다만 최근 이렇게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바뀐 환경의 영향이 없지 않다. OTT는 이렇게 급성장하는데 왜 콘텐츠 저작권자의 권리는 붕괴되는 것인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영화업계에서 나온 문제 제기의 첫걸음으로 봐달라”고 했다.

수배협은 6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향후 공청회 일정 등을 결정한다.

김인구 기자
e-mail 김인구 기자 / 문화부 / 차장 김인구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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