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전성시대?… 판매 최상위권은 ‘세단 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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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7월 1만4381대 팔려
아반떼도 1만대 넘기며 돌풍
K5 작년 동기比 194% 증가

현대·기아자동차 주력 세단들이 SUV 시대가 무색할 정도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질주하고 있다.

최근 완성차업체들이 국산차와 수입차를 막론하고 소형부터 대형까지 SUV 제품군을 촘촘히 채우며 SUV 판매에 주력해 일각에서 ‘SUV 전성시대’로 평가하는 흐름과는 차별화된 실적이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세단이 오히려 최상위권을 휩쓸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세단 중 ‘세단 부흥’을 이끄는 선두 주자는 현대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다. 그랜저는 7월 국내 시장에서 무려 1만4381대나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4%나 증가한 실적이다. 그랜저는 지난달 국내에서 판매된 모든 차종을 통틀어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도 7월에 1만1037대 팔리며 전년 동월 대비 103.3% 증가했다. 특히 아반떼는 지난 4월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된 뒤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7월부터 개별소비세 인하 폭이 축소됐지만, 아반떼는 6월보다도 판매량이 1.5% 늘며 인기를 이어갔다. 그랜저와 아반떼는 소형트럭 포터(9172대)보다도 많이 팔리면서, 7월에 1만 대 클럽을 달성한 ‘유이(唯二)’한 차종이 됐다. 현대차의 대표적인 인기 SUV 싼타페는 7월에 6252대, 팰리세이드는 6071대 판매 실적을 각각 기록했다.

그랜저와 아반떼는 한국지엠 7월 내수 판매량(6988대)을 훌쩍 뛰어넘었다. 또 르노삼성차와 쌍용차는 수출까지 포함하더라도 각각 8923대와 7459대 판매에 그쳐 그랜저나 아반떼에 미치지 못했다.

기아차 중에서는 K5가 8463대 팔리며 1년 전보다 194.5% 증가했다. 전년 대비 판매량이 199.7% 늘어난 SUV 쏘렌토(9488대)에 이어 기아차 중 2위다. 또 K5 판매량은 국내 승용차 및 SUV 전체로 따져도 4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K5 역시 쌍용차의 7월 전체 판매량보다 많이 팔렸다. 현대차그룹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 세단 G80(에이티)도 7월에 6504대나 판매됐다. G80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76.8%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들 인기 세단은 지난해 말∼올해 상반기에 부분변경 또는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SUV가 자동차 시장의 대세인 것은 맞지만, 그랜저 등의 인기몰이는 SUV든 세단이든 결국 성능과 디자인에서 경쟁력을 갖춘 차가 많이 팔린다는 평범한 진리를 재확인해 준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