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결혼식 하객들에 감사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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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욱(36)·전아름(여·33) 부부

저희는 스타트업 창업자 모임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저(아름)는 인욱 씨의 서글서글한 외모와 성격에 첫눈에 반해버렸죠. 하지만 좋은 남자 곁은 비어 있지 않는 법. 첫 만남 후 3년 동안은 공백기 없이 여자친구를 만드는 인욱 씨 때문에 전 한동안 마음을 접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중 인욱 씨가 솔로가 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어요. 그날부터 본격적으로 인욱 씨에게 애정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어요. 인욱 씨를 ‘내 남자’로 만들기 위해 3개월 동안 밥, 술, 귀갓길을 책임졌죠. 하지만 쑥스러워 ‘좋아한다’는 그런 낯간지러운 말은 차마 하지 못했어요.

하루는 인욱 씨와 ‘어둠 속의 대화’라는 체험형 전시회에 갔어요. 그곳은 온통 어둠뿐이라 서로 손을 꼭∼ 잡고 다닐 수밖에 없었죠. 체험 중 전시회 안내 직원이 “두 분, 어떤 사이세요?”라고 물었어요. 그때 인욱 씨가 “여자친구입니다”라고 대답하며 저희의 1일이 시작됐어요.

연애는 탄탄대로였어요. 대화에 막힘이 없고 만나면 늘 재밌었죠. 그렇게 4년을 지내다 2017년 1월에 혼인신고를 했어요.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딱딱한 결혼식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결혼식을 통해 하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마련한 게 하객을 대상으로 한 ‘감사 시상식’이었습니다. 해피투게더상, 산타상, 오작교상 등등 재치 있는 상 이름이 공개될 때마다 하객들은 웃으며 박수를 보내주셨어요. 대상은 양가 부모님 품에 안겨드리며 훈훈하게 끝냈죠. 저희 부부, 앞으로도 주변에 있는 지인들에게 감사함을 잊지 않는 인생을 함께 살아보려 합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