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장마에 채소가격 급등…배추 100%·사과 50%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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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확보 어려워 파동 우려도
농식품부, 비축물량 방출 추진

“비가 줄곧 와서 시장에 오는 손님도 줄었고 수해 입어서 들여놓을 상품도 없고, 이게 뭔 난리인지 모르겠네요.”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 한 채소 가게 상인은 “지난 7월 말부터 채소 도매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면서 “채소 값이 오르니 찾아오는 손님마다 ‘왜 이렇게 비싸게 받냐’고 불평한다”고 했다. 그는 “폭우 때문에 도매시장에서 더 들여올 물량 자체가 부족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근 대형마트도 사정은 비슷했다. 과일 가게 점원은 “들어오는 상품이 적으니 당연히 가격도 많이 오른 데다 장마가 길어지니 당도까지 떨어져 예전만큼 못한 상품을 비싼 값에 팔고 있다”며 “값이 비싸지니 과일을 사 가는 손님도 적어 매출이 많이 줄었다”고 ‘악순환’에 처한 상황을 설명했다.

사상 초유의 오랜 장마, 폭우로 농산물 가격이 치솟아 파동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와 시장 상인들은 농산물 소매 가격 인상은 물론 물량 확보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청상추와 양배추, 배추 등 대표 엽채류(잎줄기 채소) 도매가격은 1개월 전보다 60∼107%나 올랐다. 엽채류 주요 생산지인 경기, 강원에 폭우가 내리면서 출하량이 줄어 도매가가 올랐다. 과일 가격도 인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집계에서도 사과 부사 한 상자(10㎏)의 도매가격은 지난주보다 50% 이상 뛰었다. 대형마트는 일부 지역에 집중된 산지를 전국으로 늘리는 등 수급 안정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집중호우로 인한 일시적 가격 상승에 의한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 비축 물량을 방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김온유·박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