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코앞서 총격전… 트럼프, 브리핑중 피신

비밀경호국, 무장용의자 체포

미국 백악관으로부터 220ｍ 지근거리에서 10일(현지시간) 총격전이 벌어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브리핑 도중 퇴장해 오벌 오피스(집무실)로 피신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피신’은 지난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대의 백악관 접근으로 지하 벙커로 피신했던 데 이어 두 번째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들의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48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언론 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읽어 내려가던 중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이 “자리를 떠야 한다”고 알리자 읽던 문장을 마치지 못한 채 브리핑룸을 떴다. 브리핑룸 밖에 있던 또 다른 경호요원은 문을 잠갔으며, 브리핑룸 안에 있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도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 나갔다. 브리핑 도중 대통령이 급하게 퇴장하는 전례 없는 일이 벌어지자 외신들은 관련 사실을 속보로 타전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6시쯤 브리핑룸으로 돌아와 “백악관 바깥에서 총격이 있었으며, 매우 잘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비밀경호국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17번가와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서 총격에 관여된 한 요원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용의자와 경호국 요원 한 명이 각각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현재 관계 당국은 이번 총격 사건의 용의자 신병을 확보,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의 신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CNN은 미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백악관 근처에서 총격이 벌어졌고, 현재 총격범은 구금돼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