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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0문10답 게재 일자 : 2020년 08월 11일(火)
의협 등 반대하는 ‘의대 정원 확대’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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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격차 줄이려 지역의사 증원… 10년 의무복무 위반땐 면허취소
소아외과·감염내과 전문의 등 100명 ‘先배정’… 수가 개선도 병행

10년간 年400명씩 4000명
지역의사로는 3000명 양성

韓 10만명당 의사 수 2.3명
OECD 평균 3.4명보다 적어
의료계는 “낮은 수가가 문제”
정부, 지역별 가산 수가 도입

감염내과 전문의는 277명뿐
질본 역학조사관은 5명 불과
의과학자 등 재학생중 길러내
이후 실적에 따라 정원 조정


정부가 2022년부터 10년간 의대 입학 정원을 늘려 4000명의 의사를 추가로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일부 의사단체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대한전공의협의회 주도로 지난 7일 24시간 동안 전공의 파업이 이뤄졌다. 오는 14일에는 대한의사협회 주도로 전국의 개원의들을 중심으로 한 파업이 예정돼 있다. 이들 단체는 대한민국에 의사가 부족하다는 전제에 동의하지 않으며, 늘어난 정원을 의사가 부족한 지역과 특수분야·의과학 등에 배정한다는 계획이 낮은 진료수가 등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는 방안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낮은 진료수가 문제 등에 공감하며 의료계와 협의해 이를 해결해나갈 것이지만,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도 해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의 요지와 이를 둘러싼 오해 등을 문답 형식으로 풀어본다.


1. 왜 의대 정원을 늘리려고 하나

정부가 의대 정원을 늘리려는 이유는 서울·수도권과 지방의 의료 격차를 해소해 지역의료를 강화하려는 것이 기본적인 취지다.

우리나라는 인구 대비 의사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적다. 인구 10만 명당 의사 수를 보면 OECD 평균이 3.4명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2.3명 수준이다. 이 가운데 한의사 0.4명을 제외하면 1.89명까지 줄어든다. 무엇보다도 지역 간 격차가 크다. 서울 3.1명, 광주 2.5명, 대전 2.5명 등으로 서울과 주요 광역시의 의사 수가 경북 1.4명, 충남 1.5명 등 지방보다 많다. 이 때문에 기본적으로 부족한 수준으로 판단되는 의사 수를 늘려서 이들을 의사가 부족한 지역과 꼭 필요한 분야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역의사 증원과 동시에 자연적으로 수요 충족이 어려운 감염내과·소아외과·중증외상·역학조사관 등 특수·전문분야 의사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 의과학자 육성도 추진한다.


2. 의대 정원 늘리면 어떻게 달라지나

구체적으로 보면 현재 3058명인 전체 의대 정원을 2022년부터 최대 400명을 증원해 10년 동안 한시적으로 3458명의 정원을 유지한다. 이후 2032년이 되면 다시 원래 수준인 3058명으로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10년간 매년 400명씩 의사가 추가로 배출되는 효과가 발생해 총 4000명가량의 의사가 늘어난다. 증원된 400명 중 300명은 정책 추진의 주요 취지대로 의사 수가 부족한 지역에서 근무하는 ‘지역의사’로 양성된다.

지역의사는 의사가 부족한 지역의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배치돼 중증·필수의료 서비스 등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의료를 제공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의사가 부족한 지역의 구체적인 기준과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필수의료 서비스의 종류는 의료계와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거쳐 마련할 예정이다.

나머지 100명 중 50명은 감염내과·소아외과·역학조사관 등 자연적으로는 선택되지 않는 특수·전문분야 의사로 양성되고, 50명은 ‘의사과학자’로 바이오·제약·의료기기 등 미래산업으로 주목받지만 인력이 더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추진된다.


▲  지난 7일 집단휴진에 나선 대한전공의협의회 소속 전공의들이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의대 정원 확대 반대 등을 촉구하는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3. 특수분야 의사 부족 근본 원인은

의료계 일각에서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특수분야 의사 부족의 근본 원인인 낮은 수가 등이 인력 증원을 통해 해결될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정부 역시 의료계의 의견에 공감해 관련 제도를 검토 중이지만, 절대적인 의사 수가 부족한 것이 사실인 만큼 이와 별개로 정원 확대도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특수분야 인력을 의대 정원 확대만으로 확보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데 동의해 수가 조정과 전공의 배정 확대 등을 함께 검토·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가 우선 추진되는 상황을 보고, 특수분야 인력 확보를 이를 통해 대증적으로 해소하려 한다고 판단하는 건 오해라는 것이다. OECD 평균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사 수 문제를 의대 정원을 확대해 해결하면서 특정 분야의 의사 부족도 함께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봐 달라는 얘기다.


4. 특수분야·의과학자 양성 어떻게

특수·전문분야와 의과학자는 현재 의대에 재학 중인 학생 가운데 해당 분야 인력을 길러내겠다는 조건으로, 대학에 추가 정원을 배정하는 방식으로 양성이 이뤄진다. 양성 대상이 될 특수·전문분야는 2022년 현장 및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며, 향후 각 분야의 수급 상황에 따라 조정될 예정이다. 의과학자는 각 대학의 연구 분야 진로 유인책과 유관 기관 협력 방안 등을 중심으로 정원을 심사·선정한다. 이후 3년마다 의사 양성 실적에 따라 정원 배정을 조정해 나갈 방침이다. 의대 정원 확대 이후부터 양성될 지역의사들과 달리 특수·전문분야 및 의과학자는 현재 재학생 중에서 해당 분야 인력을 양성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정부 정책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오는 2025년부터 인력 배출이 가능하게 된다.


5. 입학 때부터 특수분야 배정 이유

현재 우리나라에 감염내과·소아외과·중증외상·역학조사관 등 특수분야 의사는 매우 부족하고, 기초의학·제약·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활약하는 전문 의과학자도 턱없이 적다. 관련 분야 의사는 자연적으로 수요가 충족되기 어려운 특성이 있어 보다 적극적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수분야 의사만 보더라도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전문의 10만 명 중 감염내과 전문의는 277명, 소아외과 전문의는 48명에 불과하다. 질병관리본부 의사 역학조사관 정원 13명 중 현원은 5명이고, 13개 시·도 전체 의사 역학조사관 정원 23명 중 17명은 공중보건의를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대 졸업생 중 기초의학을 진로로 선택하는 인원이 30명 정도(1% 미만)다. 2017년 기준 바이오·메디컬 분야에 종사하는 의사 수는 67명에 불과해 기초의학, 제약·바이오, 의료기기 등의 분야에서 활약할 전문 의과학자 육성도 시급한 실정이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 의과학자 육성 프로그램을 통한 융합형 의과학자가 바이오·메디컬 산업을 주도하는 것과 대비된다.


6. ‘지역의사제’란 무엇인가

지역의사제란 지역 내 중증·필수의료분야에서 10년간 근무할 것을 조건으로 지역의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의사면허를 부여하는 제도다. 의과대학이 위치한 지역 내 학생을 원칙적으로 선발한다. 지역의사 선발전형으로 뽑힌 학생에게는 전액 장학금(국가 50%, 지방자치단체 50% 지원)이 지급된다. 지역의사의 전공은 내과·일반외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등 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필수 전문과목에 한정된다. 이들은 의사가 부족한 지역의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그 지역에 필요한 필수의료 분야에서 10년간 의무복무를 해야 한다. 근무조건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장학금을 반납하고 면허도 취소될 수 있다. 정부는 지역의사를 300명씩 10년간 총 3000명을 양성한다는 방침인데, 시행 5년 후에 수급 추계를 통해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2022학년도부터 의사 정원이 증원되면 6년 후인 2028년부터 지역의사 배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7. 의무복무 이후 수도권 유출 우려는

정부가 내놓은 지역의사제는 지역 내 중증·필수의료분야에서 10년간 근무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10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근무하는 조건이 붙지만, 해당 기간이 끝나자마자 수도권으로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의무복무 이후에도 해당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전달체계를 개선하고 보상체계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역의사제에 따라 의사를 선발할 때 지역 내 학생을 뽑거나, 지역 특화 교육을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지역의사들에게 이점을 제공하는 것 외에 10년 후 지역의사들의 수도권 이탈을 방지할 방법은 없다. 다만 정부는 10년 의무복무 기간 동안 지역근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장학금을 환수하고 의사면허도 취소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내용을 법으로 강제하기 위해 지난달 31일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역의사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의무복무 기간을 지키지 않을 경우 복지부 장관이 의사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기피 전공을 선택한 경우 수련기간을 의무복무 10년에 포함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8. 수가 인상 등이 먼저 아닌가

정부는 지역별 건강·의료 수준의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의사가 해당 지역에서 근속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올해 안으로 ‘지역 의료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방안은 크게 ‘지역 가산 수가 도입’과 ‘지역의 공공의료 기능 강화’로 나눌 수 있다. 지역 가산 수가 도입안은 지역 공공의료 종사자들의 수가를 인상하기 위한 대책으로 볼 수 있다. 입원전담전문의 수가를 지역별로 차등해 지방 의료기관으로 갈 인력을 확보하고, 비수도권 지역의 의료기관이 동일 시·도내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전문병원에 환자를 의뢰하는 경우 의뢰비용을 가산해 지역 내 진료를 활성화하는 안 등이 포함됐다.

지역의 공공의료 기능 강화안은 지역 의료인들에 대한 근무환경 개선 방안에 해당한다. 지역 공공병원 신·증축과 진료시설 확대, 지역 심뇌혈관센터와 권역외상센터를 신규 지정해 지역 내 의사 인력 채용을 늘리는 안 등이 논의됐다.


9. 지역 간 인력 불균형 완화는 어떻게

복지부는 지역의료 강화를 위해서는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뿐 아니라, 의료기관의 비용 보상구조(건강보험 수가, 예산 등), 수련 프로그램, 의료 전달체계 개편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선,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서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더 많은 건강보험 수가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가산 제도’를 도입하고, 지역 내에서 양질의 중증·필수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지역우수병원(가칭)’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또 취약지에 위치한 지역우수병원에는 건강보험 수가를 더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역의료를 강화할 수 있는 종합적인 방안을 세우기 위해 의료계와 협의체를 구성해 심도 있는 논의를 추진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10. 의대 정원 확대 일정은

복지부는 8월 중 2022학년도 의대 정원을 교육부에 확정 통보하고, 기본계획 수립-대학의 정원 배정 신청―정원 심사·배정-시행계획 변경 승인 등 관련 법률(고등교육법)에 따른 정원 배정 절차를 내년 상반기까지 수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말까지 의과대학 정원 배정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각 대학이 교육부에 정원 배정을 신청한 뒤 2021년 2월까지 교육부가 대학별 정원 심사 및 배정을 하며, 대학교육협의회가 4월까지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변경을 승인하면 내년 5월쯤 입시요강이 발표된다. 이어 2022년도 하반기에는 전공의 정원 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향후 증원된 인력의 적절한 배치를 위한 세부 기준(의사 부족지역, 지역 필수의료)과 보다 큰 틀의 지역의료 강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의료계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최재규·박정경·정선형·송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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