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곳간’에 또 국채발행 불가피… 악화되는 재정건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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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상반기 관리재정수지 110조5000억원 적자 ‘최악’

올들어 매월 사상최대치 경신
3차추경으로 국가채무 839兆

4차 편성하면 적자폭 더 커져
“정부 방만한 운영, 피해 키워”

기획재정부가 11일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2020년 8월)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방만하게 운용돼 온 재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 외생 변수까지 만나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는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올해 1~6월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수치) 적자 폭은 1~6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매월 사상 최대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기재부는 “2014년 이후 관리재정수지의 월별 실적을 감안할 때, 올해 연간 관리재정수지는 (정부가 올해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국회를 통과할 때 내놓은) 관리재정수지 전망 수준(111조5000억 원 적자)으로 수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재정수지는 유량(flow) 지표이기 때문에 특정 월 기준이 아니라 한 회계연도(우리나라의 경우 1년)를 주기로 판단하는 게 맞지만 월별 재정수지도 재정 건전성의 흐름을 보여주는 중요 지표로 간주된다. 특히 올해처럼 재정수지가 급격히 악화하는 상황에서는 월별 재정수지의 흐름이 중요하다.

정부는 지난 7월 3일 올해 3차 추경이 국회를 통과할 때 관리재정수지 적자 111조5000억 원, 국가채무 839조4000억 원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이 같은 정부 전망치가 달성된다고 해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5.8%에 달하고, 국가채무는 GDP의 43.5%로 껑충 뛴다.

문제는 정부가 3차 추경이 국회를 통과할 때 내놓은 전망치조차 달성할 가능성이 작다는 점이다. 최근 여·야 정치권은 폭우 피해 복구를 위해 4차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4차 추경이 재해 추경임을 고려할 때 순수 재해 복구만을 위해 필요한 돈은 2조∼4조 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기재부는 오는 8월 말 ‘2021년 예산안’(정부 안)을 발표하기 위해 현재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어서 4차 추경을 편성한다고 하더라도 재해 복구 외에 필요한 돈을 반영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정부가 3차례에 걸친 추경을 편성하면서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 지출 구조조정을 했기 때문에 4차 추경을 편성하기 위한 재원은 대부분 적자 국채 발행을 통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 경제연구소 고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무원 대량 증원이나 새로운 복지 제도 도입 등이 많았기 때문에 올해뿐만 아니라 앞으로 계속 우리나라 재정 건전성이 빠른 속도로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