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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20년 08월 12일(水)
“與 입법 만능주의 독재… 진영 이익 위한 당파적 독주라 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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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승함 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지난 1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가 합법적 특권을 최대한 활용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제도적 독재’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 양승함 前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現 집권세력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가치 절대 가치로 봐
공산주의 논리와 유사… ‘권력 잡았을때 목표 추구’사로잡혀

신자유주의는 모르고 운동권적 논리로 정조시대 개혁 운운
진보도 보수 알아야… 일방적 정책, 의도 좋아도 나쁜 결과 초래


양승함 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행태를 ‘제도적 독재’로 바라봤다. 독단적 인사 강행,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다수 횡포, 윤석열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제도적 압박 등이 제도적 독재의 특징이라 분석했다. 합법적, 제도적 특권을 최대한 이용하면서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규범과 관행을 파괴하고 있어 민주주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 전 교수는 “집권세력의 이 같은 행태는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에서 냉혹한 민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역대 정부와 달리 독특한 조직 논리로 작동하는 것 같다”며 “그 실체를 파악하기 힘들어 더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양 전 교수는 “이들은 정조시대 이후 바뀌지 않은 기득권과 특권을 바꾸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이 권력을 차지하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인터뷰는 지난 10일 문화일보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21대 첫 임시 국회인 7월 국회가 민주당의 독주로 끝났다. 어떻게 평가하나.

“국민은 국회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라고 민주당에 표를 몰아준 것이다. 독주하라고 준 게 아니다.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제도적 참을성’이다. 권력을 잡더라도 맥시멈(최대치)으로 밀어붙이지 않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권력은 일시적인 것이지, 영구적인 아니다’라고 생각해야 한다. 언제든 상대방이 권력을 잡을 수 있고, 언제든 권력을 내놓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을 찍은 40%가 넘는 유권자는 완전히 소외됐다.”

―민주주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대차 3법’ 등 부동산 관련 법들이 발의 이틀 만에 처리되는 것을 보면서 ‘우리 국회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법을 위반하거나 남용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의회 민주주의가 갖춰야 할 기본적 절차를 생략했다. 촛불 집회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민주주의를 더 강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입법 횡포는 독재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다. 한마디로 민주주의의 후퇴다. 앞으로 어떻게 국정을 운영할지 큰 걱정이 든다.”

―야당에서는 ‘의회 독재’라고 비판한다.

“국회의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규범과 관행을 파괴했다는 점에서 의회 독재라고 볼 수 있다. 학문적으로는 다수의 횡포라고 한다. 소수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는 다수의 횡포다. 민주주의는 과정인데 절차를 무시하는 결과는 아무리 그 내용이 민주적이어도 독재에 속한다. ‘입법 만능주의 독재’라고 할 수 있다. 현 집권 세력은 자기들이 옳다고 하는 가치를 절대적 가치로 바라보는 독선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 공산주의자 논리와 유사하다.”

―여당의 이런 정치 행위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나.

“앞으로 더 갈 것으로 본다. 민주당이 그동안 야당에 배정했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차지하는 것을 보고 입법 독주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입법 독주를 하더라도 국가나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자신들의 진영 이익을 위해, 당파적 차원에서 입법 독주를 하고 있어 큰 문제다. 권력을 잡았을 때 원하는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 지고의 가치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

―막을 방법은 없나.

“민주주의에서 다수의 횡포를 제도적으로 막는 뾰족한 방법은 없다. 권력 스스로가 자제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권력에 취해 무리하게 권력을 행사한 정권이 유지되지도 않는다. 현 집권세력은 노무현 정부 시즌2다. 노무현 정부 때는 처음 정권을 잡아 어떻게 할지 몰라 하다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아픈 경험은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노하우가 있어서인지 권력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면이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와 민주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다. 완전 다운 턴(down turn)이다. 4월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국을 주도했지만, 자신들의 의지와는 반대로 지지율과 민심은 바닥으로 가고 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처방으로 청와대 인적 쇄신을 내놓았지만,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 특권층 구조가 그대로 살아 있기 때문이다. 민주화 운동이나 시민사회 운동을 했던 사람들을 재기용했다. 이게 무슨 쇄신이냐.”

“與, 내년 선거서 냉혹한 평가 받을것… 野, 윤희숙처럼 실력 보여줘야”

‘민주주의 위기’국민 좌시하지 않을 것… 재보궐 선거가 변곡점 될 가능성
코로나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레임덕’은 이미 와 있다

靑연루 사건에 대한 檢수사 견제… 검찰총장 수족 묶는다고 없던 일 되지 않아
임대차 3법 벌써 부작용…‘이게 아닌데’싶으면 과감하게 정책 수정해야


양 전 교수는 “민주주의는 후퇴했지만, 국민이 책임을 묻는 시스템은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야 정치인은 자기 눈앞의 이익만 보지만 국민은 공동체를 우선 생각한다”면서 “정치학자로서 볼 때 정치인들이 국민보다 정치의식이 떨어져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내년 4·7 재·보궐 선거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4월 재·보궐 선거가 변곡점이 될 수 있을까.

“당연하다. 제 논리대로 보면 여당 필패다. 단 조건이 하나 있다. 야당이 의회 활동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야당이 ‘지금 소수이기 때문에 무기력하다’며 할 게 없다고 하면 뇌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윤희숙 통합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듯이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게 해야 하고, 더 노력해야 한다.”

―민주주의에서 선거가 갖는 의미는.

“내년 선거부터 문재인 정부에 대한 냉혹한 평가가 나올 것이다. 여권이 선거를 앞두고 지금과 완전히 다른 태도로 협치하자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여당이 완패할 것이라 본다. 국민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번 4월 총선을 제외하곤 정권 임기 후반기 선거는 여당이 패배했다. 이번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여당을 살려줬다.”

―검찰 권한 축소를 놓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갈등을 빚고 있다.

“나라가 망할 때 보면 검찰, 경찰, 군대 등 합법적 폭력기관이 분열한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등 최고 권력기관이 싸우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유재수 전 부산 부시장 감찰무마 의혹 등 청와대가 연루된 여러 사건에 대해 검찰 수사를 견제하려는 것인지는 몰라도 검찰총장 한 사람의 수족을 묶어 놓는다고 그런 일들이 없던 일이 되지 않는다. 권력기관 간 충돌은 일종의 레임덕이다. 레임덕은 이미 와 있는데, 코로나19라는 위기 때문에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민주당이 입법 독주를 통해 정국을 무리하게 이끌고 가는 것도 레임덕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여권에서 장기 집권론이 나온다.

“처음에는 정권 재창출 이야기를 하다가 20년 집권론이 나오고 50년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장기 집권론은 정치·사회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꾼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 저서와 이해찬 민주당 대표 연설에서도 이런 대목들이 나온다. 한국 사회가 조선 정조시대 이후 200년 동안 제대로 된 개혁다운 개혁을 못했다고 한다. 특권층의 구조가 그대로 살아 있다는 것이다. 근대화된 사회에서는 계층 이동들이 일어나야 하는데 그게 없었다는 말이다. 이게 노무현 대통령 시대에 나왔던 말들인데 현 집권세력이 다시 끄집어냈다. 이 사람들은 기득권과 특권을 깨겠다는 것이다. 한번 뒤집겠다는 의미다. 운동권 논리로 말하면 안토니오 그람시가 이야기한 ‘대항 헤게모니’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스스로 좌파적 논리에 심취돼 있고. 우리 사회의 기본 구조를 바꾸려고 한다.”

양 전 교수는 현 집권세력은 이전 집권세력과 다른 정치적 특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역대 정권처럼 대통령 1인이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제왕적 지배체제도 아니고, 특정 그룹이 대통령을 보좌해 권력을 관리하는 것도 아닌 체제라고 진단했다. 민주화 운동권과 시민사회 운동권 세력이 비슷한 이념을 갖고 권력을 공유하며 국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뚜렷한 통치 철학이나 비전, 프로그램을 파악하고 분석하기 힘들다고 했다. 나라를 어떤 방향으로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만들어 나가겠다는 건지 모호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임기 60개월 중 40개월이 지났는데도 말이다.

―문재인 정부가 이전 정부와 다른 점은.

“‘청와대 정부’라는 말이 있듯이 청와대가 강하지만 문 대통령이 카리스마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대통령이 1인이 아니고 집단이 운영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 집단의 근원이 어디냐. 아직 분석을 못했다. 운동권이라고 하지만 성향도 다르고 계파도 다 다르다. 누가 실권자인가? 제가 보기엔 집단이다. 이 정권은 이전의 제왕적 대통령과 좀 다르다. 정권 핵심의 실체를 알면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풀어야 할지 분석도 할 수 있는데 그런 것이 없으니 오히려 불안하다.”

―현 정부의 국정 운영 특징이 있다면.

“뭔지는 모르지만 조직 논리가 작동하는 것 같다. 그 논리를 단순히 운동권 논리라고 할 수 없다. 이념적으로 진보적 성향의 대연합이 형성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그런 것을 주도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옹립한 8인회와 같은 집단이 있어야 되는데 그게 딱 안 들어온다. 미스터리한 정권이다.”

―문 대통령은 어떤 대통령인가.

“사람 좋고 진정성이 있다. 감성적인 측면에서 훌륭하다. 하지만 국정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겠다는 대통령 리더십과 철학이 분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캐나다 출신 미국 정치학자인 데이비드 이스틴은 “아무리 평등하게 가치를 배분하려고 해도 불평등하게 된다”고 했다. 똑같이 나누려 해도 사회적 가치는 그렇게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양 전 교수는 “반복적으로 계속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속적인 정책 수정과 피드백을 통해 정책 완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전 교수는 “임대차 3법은 임차인을 위한 것이라 임대인에게는 불리한 법”이라면서 “그렇다면 법이 실행돼서 문제가 발생하면 다시 돌아와서 바로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좋은 의도로 시작한 정책들이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을 시행한 뒤 ‘이게 아닌데’ 싶으면 딱 보고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 하지만 지식과 경험이 없으면 다른 방향을 알 수 없다. 진보라고 해도 보수를 알아야 한다. 신자유주의가 뭔지는 알고 나라를 끌고 가야 하는데 신자유주의는 모르고 운동권적 논리로, 정조시대 개혁을 이야기한다. 공부를 안 한 것이다.”

―86세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 출생)로 대변되는 운동권 세대가 꿈꾸는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노무현 대통령 때에는 나름대로 개혁 중심, 서민 중심, 국민 개개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보수나 진보나 기득권과 특권을 차지하려는 욕심은 똑같다. 자기들이 권력을 차지하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에 접어들었지만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 지지율이 높다.

“그렇다고 독주하면 안 된다. 독립성과 중립성이 보장된 검찰총장과 감사원장에게 여권에서 나가라고 압박해선 안 된다.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 이런 식으로 독주를 몇 달 하면 자멸의 길로 가게 된다. 지난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유권자 지형이 진보로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왔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보수 쪽으로 기울어졌던 유권자 지형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으로 본다. 이제는 보수와 진보가 실력으로 정면승부를 펼칠 때가 됐다.”

―문재인 정부가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 남북관계는 교착상태라기보다 완전히 데드록 상태다. 그런 면에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임명은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문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좋아할 것인가이다. 아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살아 있었으면 좋았을 인사다. 그런데 김정은은 다르다. 김정은이 왜 박지원한테 정을 느껴야 하나. 아버지인 김정일과 가까웠다고 김정은이 신경이나 쓸 것 같나.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는 최소 10년, 20년 이상 시간을 갖고 풀어나갈 문제다.”

―그렇다고 북한의 변화만 기다릴 수 없지 않나.

“통일은 분명히 온다. 통일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온다. 북한은 김정은의 정통성과 세습 권력이 유지되기 힘드는 시기가 반드시 올 수밖에 없는 체제다. 단지 그게 어떤 방법으로 오느냐가 문제다. 리더십 분열로 올 것으로 본다. 군부가 김정은이 준 백두산 권총을 갖고 노는 그런 정권이 과연 강한 정권인가. 아주 약한 정권이다. 강한 정권은 국민이 떠받친다. 지금까지는 북한 인민이 김정은을 떠받치고 있지만 무너질 날이 머지않았다. 우리 세대에 그런 일이 일어난다.”

―한·미 관계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한·미 동맹은 상당히 비대칭적인 동맹 관계다. 우리의 안보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우리가 원하지 않아도 한·미 동맹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주한미군 감축도 생각해야 한다. 우리의 국방력을 키워야 한다.”

양 전 교수는 “한·일 양국 지도자가 서로 민족 감정을 건드리면서 관계가 최악이 됐다”며 “양국이 정치와 경제를 분리하는 원칙하에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역시 실사구시 입장에서 한·중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터뷰 = 유병권 정치부장 ybk@munhwa.com
e-mail 유병권 기자 / 정치부 / 부장 유병권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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