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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20년 08월 13일(木)
“역사 뒤집는 巨與의 독선… 연구로 풀어야지 ‘정치쇼’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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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형 묘비까지 등장한 공청회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상훈법, 국립묘지법 개정 위한 국회 공청회’ 참석자가 6·25전쟁 영웅인 고 백선엽 장군의 친일행적을 주장하는 글이 적힌 모형 묘비를 사진 촬영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파묘법안’ 본격화…잇단 비판

친일 행적시에 강제이장 조항
5·18 신군부 등도 논란 일듯
김종인 “국민에 납득될지 의문”

“역사적 인물엔 늘 功·過 존재
이념적으로 다투게되는 결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역사 바로세우기 차원으로 친일 인사 등에 대해 국립묘지 강제 이장을 추진하면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개혁법안을 추진하다 후폭풍에 시달린 것처럼 국론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른다.

1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김홍걸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립묘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결정한 친일 반민족 행위자나 서훈이 취소된 사람을 국가보훈처장이 국립묘지 밖으로 이장을 명하도록 하는 조항을 담고 있다. 이장 전이라도 묘에 친일 행적 등을 알리는 안내판을 설치해야 한다. 현행법에 따르면 유족의 의사와 무관하게 강제로 이장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으며, 유족이 원할 경우에만 국립묘지 외의 장소로 이장할 수 있다. 현재 현충원에 안장된 친일 반민족 행위자는 백선엽 장군을 비롯해 이응준·백홍석·신태영·신응균·이종찬·신현준·김석범·김백일·송석하·김홍준·백낙준 등 총 12명이다.

윤영덕 민주당 의원 발의안은 5·18 민주화운동 진압 행위 등으로 인해 국가유공자 자격이 박탈되거나 취소된 이들의 유해를 국립묘지에서 이장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법 개정과 별개로 보훈처는 지난해 1월 천정배 당시 의원에게 보낸 서면답변에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국립묘지 안장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법이 개정된다면 신군부의 일원이었으나 국립묘지에 안장된 유학성, 안현태는 이장 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는 일단 검토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처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윤관석 정무위원장은 “법안이 발의된 만큼 소위를 구성해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백 장군이) 젊은 시절에 있었던 일을 가지고 한국을 세운 공로를 생각한다면 그런 것(파묘법 추진)이 과연 국민에게 납득이 될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국민에게 분열만 일삼는 것이며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역사학계가 연구로 풀어야 할 부분을 정치적·법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임지현 서강대 사학과 교수는 “여당 의원들이 진지하게 생각해서 만든 법안인지 정치적 ‘쇼’인지 모르겠다”며 “법리적으로도 파묘법이라는 발상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누구나 각자의 역사관을 갖고 있지만 정치권이나 법조계에서 판단하는 해석이 100% 옳다는 확신을 갖고 자신들의 해석이 정답이라고 주장하는 발상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역사 관련 법안들이 사회적 분열과 갈등을 오히려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는 늘 공과 과가 있다”며 “이에 대한 총체적 이해 없이 법안을 만들었을 때 국민은 이념적으로 다투게 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윤명진·서종민·나주예·최지영 기자
e-mail 윤명진 기자 / 정치부  윤명진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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