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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와 나 게재 일자 : 2020년 08월 14일(金)
환갑에 입문, 3년후 77타…70代에 7일간 216홀 돈 ‘왕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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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희 회장이 최근 경기 포천의 필로스 골프장 동코스 1번 홀에서 지인들과 라운드에서 드라이버 샷을 하고 있다. ㈜경도상사 제공
- 김남희 ㈜경도상사 회장

올 친구와 일본서 12R 강행군
아픈 곳 없이 강철 체력 자랑
30代 이후 배운 테니스 도움
지금도 드라이버 170m 펑펑

“공치는 92세 형부 부러워…
골프보다 사업 먼저 관둘 것”


김남희(71) ㈜경도상사 회장을 만나면 두 번 놀란다. 먼저 그의 나이가 70대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환갑에 늦깎이로 골프를 익혔다는 점이다.

지난달 21일 경기 하남시 아이테코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한 경도상사 본사에서 김 회장을 만났다. 꼿꼿한 자세와 세련된 복장 때문에 60대 초반쯤으로 여겼는데, 70세를 넘겼다. 김 회장은 10년 전 골프를 시작했다. 김 회장은 “골프장 업무가 많다 보니 배울 필요가 있었지만, 그동안 물건을 납품하고 코스관리 팀장만 만나고 돌아가기 일쑤였다. 골프를 하기 전엔 골프장 잔디만 둘러 보고 오곤 했는데 골프를 배우니 이론으로만 알던 것과는 깊이가 달랐다. 무엇보다 상대에 대한 신뢰를 가져다줬다”고 말했다.

전업주부였던 김 회장은 41세 되던 해 우연히 사업가로 변신했다. 주부교실이라는 여성단체에서 무보수 봉사활동을 8년 넘게 한 게 유일한 사회생활이었던 그는 어느 날 친척으로부터 토양개량제(비료) 관련 사업을 제안받았다. 하지만 경험이 없어 정중하게 거절했다. 대신 회사원이던 남편이 ‘투자’를 제안했다. 그러나 얼마 뒤 지인이 갑작스레 외국으로 떠나게 됐고, 투자한 돈이 아까워 회사를 떠맡았다. 회사 경영은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농민을 직접 만나러 다니면서 대부분이 남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과채류보단 엽채류 생산이 대부분이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던 것. 8년 동안 적자가 이어졌다. 남편조차 회사를 접으라고 했고, 스스로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10년째에도 안 되면 포기하기로 마음먹고 2년을 더 버텨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곧이어 외환위기가 찾아왔다. 그에겐 되레 기회가 됐다. 외환위기 이후 비료 수입이 허용되면서 그는 일본다기화학과 한국합작회사를 만들었다. 당시만 해도 골프장을 상대로 한 비료 영업은 아무도 하질 않았기에 골프장 영업을 독점적으로 시작했다. 골프장 건설 붐도 한몫했다. 한때 국내 골프장 수입비료 제품의 85%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국내 골프장이 500개 넘어서면서 지역별로 총판으로 나눴고 경상도와 경기 일부를 제외했다. 김 회장은 “이젠 경쟁이 심해져 그 정도는 아니지만 30년을 버텨왔던 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집 근처 실내 연습장에서 6개월 동안 골프를 배웠다. 이후론 독학하다시피 골프를 즐겼다. ‘안 되겠다’ 싶으면 연습장으로 달려가 원 포인트 레슨을 가끔 받는 정도였다. 그나마 30대 이후 배웠던 테니스가 골프에 도움이 됐다. 그는 지금도 체력은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나기 전이던 지난 1월 친구들과 1주일 동안 일본에서 216홀(12라운드)을 돌았다. 첫날과 마지막 날만 18홀씩 쳤고 나머지 5일을 내리 36홀씩 ‘원 없이’ 쳤다. 김 회장은 “힘들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며 “아직 관절이나 허리 아픈 데가 없어 거뜬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집에서 간단한 스트레칭은 물론 스쿼트, 그리고 훌라후프 등 무릎과 허리 강화 운동을 한다고 귀띔했다.

농업선진국 일본은 코스 관리기술이 국내와 너무 달랐다. 일본은 당시만 해도 골프장 잔디 전용 비료를 생산하는 등 전용 비료만 600여 종이나 될 만큼 전문적이고 세분화했다. 심지어 일본 비료회사 본사 연구원은 품목별로 전담 연구원이 있었고, 비료 사용 현장에서 기술 지도까지 해줬다. 이후 김 회장은 비료 판매에 그치지 않고, 국내 골프장 실무자를 일본 본사로 초청해 간담회를 열어 기술을 배우도록 했고 이런 행사는 지금까지 매년 해오고 있다.

여성 경영인으로서 어려웠던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여성이라는 편견도 있었고 거래처 사람과 식사 한 끼 같이하기도 조심스러웠다. 그런 자리에선 술 한 모금 마시지 않았다. 개성상인 출신 부친의 가르침이 힘이 됐다. “신용이 없으면 죽은 자와 같다”는 가르침대로 신용만큼은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지키려고 애썼다. 지금까지 4가지 철칙을 지켜왔다. 첫째가 신용, 두 번째 납기 맞추기, 세 번째 물건이 좋을 것, 네 번째는 언행 조심이다.

김 회장의 베스트 스코어는 77타. 골프 입문 3년이 됐을 무렵이던 2013년 12월 한국다기화학에서 1년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임직원을 일본으로 초청했을 때였다. 후쿠오카 아이노CC에서 사업 파트너였던 한국다기화학 대표와 라운드하면서 작성했다. 이날은 캐디 없이 스스로 판단해 쳤다. 이글은 곤지암 그린힐CC와 한양파인CC에서 2차례. 모두 파 5홀에서 어프로치 샷으로 작성했지만, 아직 홀인원은 없다.

김 회장은 지금도 드라이버로 160∼170m를 날린다. 그는 “거리가 나가지 않아 고민하다가 고진영 프로 스윙이 너무 좋아 따라 하려고 했는데, ‘힘 빼는 연습부터’라는 말을 듣고서 역설적으로 거리가 더 나가기 시작했다”고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김 회장은 얼마 전 시그너스CC에서 87타, 까다로운 아시아나CC에서도 90타를 쳤다.

예전에 비해 또래 골프친구들이 나타나지 않아 모임이 많이 줄었고, 요즘엔 뜻 맞는 후배들과 여성골프회를 구성해 필드에서 자주 만난다. 또 골프장 운영에 관한 CEO 과정이나 미래 포럼 등 모임에도 부지런히 나가는 편이다. CEO 모임의 회장도 맡기도 해 ‘왕언니’ ‘밥 잘 사주는 누나’로 통한다.

김 회장은 “집안 어르신 중 92세인 형부가 지금도 골프를 치는 모습을 보면 너무 좋다”면서 “이젠 남편과 비슷한 실력이 돼 골프 하는 맛이 새롭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 골프보다 사업을 먼저 접을 것 같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골프는 계속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딸만 셋을 둔 김 회장은 최근 경쟁이 심해지면서 일본에서 오랫동안 회사 생활을 한 딸과 사위를 불러들여 회사 일을 돕도록 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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