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간경화 투병 시동생에 간 기증해주신 형수님… 열심히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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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결혼한 지 3년 만에 간경화 진단으로 3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앞날이 캄캄했습니다. 자영업을 접고 아내가 저 대신 직장을 다니며 생활했으나 제 병원비와 약값을 충당하기에도 버거웠습니다. 밤마다 두 다리가 마비되는 고통에 괴성을 지르는 날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때마다 아내와 두 살배기 아들은 쥐가 난 제 두 다리를 주물러줬습니다. “아빠, 병원 가자. 아빠, 병원 가자”며 울던 어린 아들을 볼 때면 죽고 싶지 않았습니다.

간 이식을 받아야만 살 수 있으나 6남매인 가족 중에는 형님 한 분만 이식이 가능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대기업에 다니시던 형님은 중·고생 자녀들이 있어 생활비가 한창 들어갈 시기라 고민을 많이 하시다가 급성심장병으로 유명을 달리하셨습니다. 저는 동의보감과 본초강목 등을 읽고 오장육부에 좋다는 산야초를 찾아 매일같이 어머니와 들과 산으로 다녔습니다. 캐온 산야초로 김치도 담가 먹고, 갈아도 먹는 등 온갖 방법으로 먹으며 8년을 버텼으나 몸이 한계에 이르렀는지 병원에 가는 주기가 점점 짧아졌습니다.

하는 수 없이 저는 명절날 조카들에게 무릎 꿇고 빌었습니다. ‘작은아빠 좀 살려 달라’고. 하지만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섭섭했으나 조카들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마음먹고 ‘인명은 재천’이란 생각으로 사는 날까지 마음 편히 살기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에서 ‘조직검사를 받으러 오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영문을 몰라 되물었더니, 셋째 형수님 성함을 대며 그분이 조직검사를 하고 가셨으니 빨리 입원해서 조직검사를 받으라는 것이었습니다. 셋째 형수님에게 곧바로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여쭤 보니 대입 시험을 몇 달 앞둔 조카가 자기가 기증한다고 나서서 형수님이 조카 몰래 조직검사를 했으니 가서 조직검사를 받으라는 것이었습니다. 형님도 안 계셔서 어린 조카 둘을 홀몸으로 책임지는 형수님이 말입니다.

저는 성의만 받겠으니 취소하라고 했으나 셋째 형수님의 간절한 호소로 조직검사를 받았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형수님의 간이 작아서 기증자가 더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저도 인간인지라 기대를 했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스럽기도 했습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가족회의가 열렸는데 둘째 형수님이 맞으면 같이 이식해주겠다며 조직검사를 받으셨습니다. 검사 결과 둘째 형수님 간이 커서 혼자 간을 기증해주셨고, 8년 동안의 병원비와 요양비는 막냇동생이 다 대주어 지금까지 건강하게 적십자 봉사회장으로 불우한 이웃들을 도우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최복선(사진) 둘째 형수님, 이동해 셋째 형수님, 임성현 조카, 임광찬 막냇동생. 말로만 고마움을 전할 수밖에 없어 죄송합니다. 다시 한 번 고맙고, 감사합니다. 앞으로 열심히 보람되게 잘 살겠습니다.

임용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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