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절 있었기에 약자에 대한 배려 몸에 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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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박종호 청장

박종호 산림청장은 같은 대학 동기지만 대학 시절을 함께 보내지는 않았다. 내가 대학원에 다닐 무렵 기술고시를 준비한다고 지도교수님을 찾아왔을 때 비로소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다. ‘아, 이 친구가 무척이나 가난했구나. 그래서 무슨 일이든 이리도 열심히 도전하는구나.’ 그런 느낌을 받았다. 내 기억에 박 청장은 그 당시 전공과 무관하게 모 제약회사 영업직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내가 “전공을 찾아가지 무슨 영업직이냐”고 물었다. 그때 박 청장은 “영업직이야말로 노력한 대가를 가장 정직하게 돌려받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 대답은 아직도 나에게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을 만큼 신선한 충격이었다.

산림청이 대전으로 이전하고 함께 만날 기회가 늘어나면서 박 청장에 대한 이해와 신뢰도 깊어졌다. 많은 장점을 가진 그이지만 두 가지만 뽑는다면, 약자에 대한 이해와 문제해결 능력을 들고 싶다.

박 청장에게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도 아랫사람과 약자에 대한 배려가 몸에 배어 있다고 느낀다. 오랫동안 학계에서 산림청과 같이 일을 해보고, ‘생명의 숲’과 같은 시민단체에서 특정 사안에 대해 논의를 해봤다. 어떤 조직에 많은 사람이 있어도 실제 복잡하고 어려운 사안이 닥쳤을 때 그것을 해결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준우 충남대 산림환경자원학과 교수·전 한국산림과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