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언제나 당신 옆에서 웃음 잃지 않는 남편으로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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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내에게

예전에 강연을 하나 봤습니다. 천성적으로 남의 말을 오롯이 청취하는 일을 불편해하는데, 퍽 인상적이던 문구가 있었습니다. “행복은 강도(强度)가 아니라 빈도(頻度)다”라는 말로 기억합니다. 확 이해가 되더군요. 의견을 덧붙이자면 매번 체험하는 행복의 종류도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에 거대한 행복을 얻기보다는 다양하지만 조각난 행복들을 자주 느끼는 것이 우리 건강에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

현재 내 행복의 원천이랄까, 가장 큰 덩어리랄까, 무엇이 됐든 그것은 아내라는 이름의 당신입니다. 주저 없이 당신을 지목할 수 있는 이유는 당신과 함께 하는 일련의 삶, 갖가지 사건이 내게 웃음과 평안을 주기 때문입니다. 한집에서 행해야 하는 기본적 과제들과 더불어 함께 산책하고, 책을 보고, 농담하고, 주변의 소소한 모든 일을 우리는 ‘놀이’처럼 벌이죠. 나는 그게 더없이 즐거워요.

그런 우리에게 아이가 생겼어요. 새 생명의 존재로 인해 행복의 무게추는 두 사람이 아닌 삼각형의 한가운데에 놓이게 됐죠. 무게추 얘기가 나왔으니 제안을 하나 할까 합니다. 당신의 행복을 언제나 당신을 중심으로 생각하세요. 그 행복 안에 아이와 내가 포함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나 역시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고자 합니다. 나를 중심으로 하는 행복이 중요해요. 그 행복의 원천은 변함없이 당신과 아이니까요.

다시 말해, 아이의 ‘부양’을 위해 우리의 모든 에너지와 즐거움을 소진하기보다는 그간 우리 두 사람의 행복을 놓지 않고 당신과 나의 애정과 웃음이 지켜지는 선에서 세 사람의 행복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해요. 사랑하는 이를 위한 배려와 헌신은 자신의 즐거움을 대가로 치르는 것이 아닐 테니까요. 누군가에게로 향하는 애정의 배분이 제로섬게임과 같다면 그것은 우리가 아직도 20세기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이야기겠죠.

행복의 빈도는 결국 우리가 아이와 함께 보낼 인생 안에서 추구해야 할 방향입니다. 3년간 만끽해온 행복 위에 덧대어 새롭고 풍요롭지만 위태로울지도 모르는 미지의 세계로 함께 진입하는 과정에서 혼자였을 때의 나, 혼자였을 때의 당신보다는 더 큰 힘을 갖고 나아갈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듭니다.

세상에 워낙 비극이 많아 ‘행복’ 정도는 금세 깨져버릴 수 있는 것처럼 말하죠. 마치 비눗방울처럼. 터질 듯 터질 듯하지만 만질만질 부풀어 오르는 비눗방울처럼, 우리 같이 입김을 불어 나가요. 혹 중간에 터지더라도 몇 번이라도 다시 크게 만들어봐요. 나는 이러한 상상으로 언제나 당신 옆에서 웃음을 잃지 않는 남편으로 살아가고자 합니다.

독자 박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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